선수 4명 등 5명 구성…창원경륜공단 해체 후 7년 만
중-고-실업 연계육성 기틀, 전국체전 전력 상승 기대

경남에서 7년간 끊겼던 여자 자전거 실업팀의 명맥이 이어졌다.

경남체육회가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온 여자 자전거 직할팀 창단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 12월 정수량 전 여자 국가대표 감독을 감독으로 선임한 도체육회는 지난 3일 박수빈(25·전 포항시체육회), 주성희(20·전 인천시청), 곽다빈(19·전 상주시청), 박수빈(21·전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선수 4명과 계약을 맺고 팀 구성을 완료했다. 도체육회 여자 자전거팀은 곧바로 김해에서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여자 실업팀 창단은 경남체육계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2003년 창원경륜공단이 여자 자전거 실업팀을 창단해 운영했으나 재정 악화로 2010년을 끝으로 팀을 해체했다.

이후 경남체육회가 선수 1~2명으로 전국체전 등 대회에 참가해왔지만 정식 팀을 운영하지는 않았다. 6년 전부터 경남자전거연맹을 비롯해 지도자들이 꾸준히 실업팀 창단을 추진해 왔지만 번번이 좌절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체육회는 지난해 남자팀을 운영하고 있는 창원경륜공단에 여자팀 재창단을 권유했다. 그러나 창원경륜공단은 재정 상황이 나빠 남자팀 운영조차 어렵다며 거절했다.

이에 도체육회는 지난해 6월 산하 직할팀 창단 계획을 세우고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팀 창단 예산 3억 3000만 원을 확보한 도체육회는 곧바로 감독 선임 절차에 들어가 정수량 전 여자 국가대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정 감독은 실업팀에서 활동하고 있던 선수 4명을 영입했다.

도체육회는 여자 실업팀을 창단하면서 △연계육성 체계 마련 △우수 선술 유출 방지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기대하고 있다.

도내에는 여중부 2개 팀(창원 안남중, 김해 진영여중), 여고부 2개 팀(창원 경일여고, 김해 진영고)이 있지만 대학·실업팀이 없었다. 이 탓에 우수한 선수들이 경남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실업팀이 있는 타 지자체로 옮겨가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됐다.

전국체전 상위 입상 전략 차원에서도 여자 실업팀 창단은 필수적이다. 전국체전 자전거 종목에서 여자일반부는 11개 세부종목에 총점 1010점이 걸려 있다. 그러나 경남은 2015년 96회 대회부터 3년 연속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 도체육회 팀이 생기면서 여자 자전거 연계 육성 체계가 완성된 동시에 전국체전 상위 입상 기틀이 강화된 것이다.

경남자전거연맹도 팀 창단을 반겼다. 강종철 경남자전거연맹 전무이사는 "자전거인으로서 기쁘다. 팀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경남체육회에서 신경을 써줬다"라며 "그동안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타 시·도로 유출됐는데 연계육성 틀이 만들어졌다. 또 전국체전 여자일반부 성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좀 더 나아지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경남은 경기장 등 훈련 여건이 전국 최고 수준임에도 여자 실업팀이 없어 지도자로서 안타까웠다. 체육회에서 팀을 창단해줘 중·고등부 선수들에게 눈에 보이는 목표가 생겼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어 "창단팀 감독으로서 팀 기반을 잘 닦아 가고 싶은 팀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신생팀이기 때문에 올해는 성적보다 팀으로서 가능성을 높이고, 전력을 보완해 내년부터 각종 대회에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