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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필수코스…사실 확인·문제의식 중요

[실습생이 간다]경찰서·법원 견학

2018년 01월 12일(금)
실습생 안지산 김혜주 강소미 webmaster@idomin.com

이번 주 실습생들이 경찰서와 법원을 견학했습니다. 사회부 기자의 일상을 체감해보라는 뜻이었습니다. 경찰서나 법원 재판정은 평상시에 쉽게 가는 곳이 아니기에 실습생들에게는 조금 긴장이 되기도 했을 겁니다.

사건·사고 쏟아지는 곳안주하면 현장감 잃어 "단순 보도 지양해야"

신입 기자가 길러지고 완성되는 곳이 경찰서라고 했다. 정보를 얻기 가장 좋은 통로이기 때문이다. 소방서나 병원 응급실도 있지만, 그래도 경찰서가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한다. 최근 언론 보도의 추세가 사건, 사고보다는 민원에 주목하는 경향이 짙다 하여 사건, 사고에 과하게 집착하는 정도는 아니라고도 알려주었다.

오후에 방문한 마산동부경찰서는 주차할 공간도 없이 빽빽하게 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건물은 작은데 사람들로 붐볐다. 경찰서 내부에 기자실이 따로 있었는데 방문하니 경남도민일보 김희곤 선배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김희곤 선배는 경찰서 내부를 돌며 부서마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정보를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사회부 김희곤(왼쪽 둘째) 기자와 경찰서를 둘러보는 실습생들. /이서후 기자

선배를 따라 형사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조사를 하는 형사의 모습이 보였다. '소주 2병을 마셨고 안 마셨고…' 손에 쇠고랑을 차지 않은 사람이 항변을 하고 있었는데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직접 봐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김희곤 선배는 조사와 수사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체포, 구속 절차를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또 기자실에서 차를 한 잔 들면서 사회부 기자의 애로사항이나 훌륭한 아이템을 구분해내는 방법,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의 기본에 대해 간략하게 알려주었다.

경찰서에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 사고가 쏟아진다. 기자는 하루 사이 일어난 일 중 어떤 사건, 사고를 골라 보도할 것인지 사고의 경중, 인명피해의 유무, 보도로 생길 사회적 여파를 따져가며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서후 선배가 기자실에서 보도 자료만 받아쓰다 보면 '안주하게 된다'고 했는데, 상당히 인상적인 말로 다가왔다. 모든 일이 그렇듯 습관처럼 굳어지면 안일해지고 기자도 현장감을 잃게 되면 미지근한 보도를 쓰는 것에만 안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기에 사건, 사고도 단순 보도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사건, 사고가 일어난 원인을 조사하면서 사회적 문제와 결부시켜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창원지방법원을 찾아 재판도 참관했다. 재판이라 하면 꽤 딱딱한 느낌이고, 엄숙하고 까다롭게 진행될 것 같았으나 판사와 피고, 원고가 자유롭게 발언을 주고받는 장면을 보고나니 편견을 떨쳐낼 수 있었다. 재판이 1분 이내에 끝나는 것도 있지만 10분가량 진행되는 재판도 있었다. 판결 내용을 외부에 발설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장애등급을 받지 못하는 한 장애인 대리인의 하소연은 안타까웠다. 판사도 원고의 낮은 지능지수나 원활한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서를 참고해 장애등급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으냐고 물었지만 피고인 공무원 측은 지능지수가 50 이하여야 하고 사회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교육을 해준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재판 일부만 들어 장애등급을 받지 못한 원고가 안타까웠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은 반드시 필요하고 준수해야 하지만, 이 사례는 법대로 하면 어쩔 수 없다는 합리적인 태도보다 어느 정도 융통성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실습생 안지산(경상대 4)

분위기 딱딱해 '긴장' 기자와 정보관 비슷해 '왜' 비판적 사고 필요

영화 <1987>을 보면 경찰서를 드나들며 열정 넘치는 취재를 하고 권력의 억압에 휘둘리지 않는 기자가 나오는데, 이상적으로 상상하던 기자의 모습 그 자체였다. 당시 사실을 밝히려고 고군분투했던 기자들의 모습과 최근 언론의 옳지 못한 태도에 들고일어나 파업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기자들의 모습이 겹쳤다. 언론이 제대로 된 언론의 기능을 하고자 기자정신을 발휘하는 모습이 같다고 생각했다.

오후에 마산동부경찰서를 방문했다. 경찰서에도 기자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지난주에 갔던 시청, 도청, 교육청과 달리 경찰서라 그런지 약간 분위기가 딱딱했다. 경찰서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교통 관련 사건부터 각종 범죄 사건까지 사회의 각종 사건·사고가 모이는 통로라고 한다. 경찰서는 보통 범인을 잡고 조사하는 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경찰서에도 기자와 비슷한 일을 하는 정보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산동부경찰서에 출입하시는 김희곤 기자님과 대화를 나누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여쭤보았다. 기자님께서 양덕천 아래에서 공사를 하던 근로자 4명 중 3명이 물에 떠내려가는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다. 단순히 주민의 이야기를 담는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이야기가 항상 기쁘고 좋은 이야기일 수는 없다는 사실이 와 닿았다. 그리고 김희곤 기자님께서는 아이템 발굴을 위한 팁을 알려주시기도 했다. 타지역의 이야기도 잘 찾아보고 이미 보도된 사건이라도 거기서 뻗어 나올 수 있는 문제를 잘 찾아봐야 한다고 하셨다. 기자는 역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나보다. 단순히 주변의 일을 받아들이지만 말고 한 번쯤은 '왜'라는 질문을 해봐야겠다.

창원지방법원에 가서 재판도 방청했다. 법원에 처음 가봤는데 실제로 판사복을 입은 판사님들의 모습이 신기했다. 법원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재판이 상당히 빨리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저마다 억울함을 품고 법원을 찾았을 사람들인데 재판을 어찌 간단하다고 볼 수 있을까. 재판을 방청하며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일을 판단하는 것은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법정 용어들이 어려워 이해가 힘들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사건에 대해 이해를 하고 기본지식을 쌓고 제대로 방청하고 싶다. /실습생 김혜주(경상대 2)

민사재판 참관 기회 판사·원고·피고 설전사건기자 교육도 받아

앞으로 살아가며 법정에는 안 가보는 것이 좋다고 하셨던 교양 수업의 교수님 말씀이 생각난다. 오늘 교수님과의 약속을 뒤로하고 창원지방법원에 방문했다. 사건의 피해자, 가해자는 아니지만 아무튼 인생의 첫 법원 방문이니 괜스레 긴장이 되었다.

2층에서 진행되는 민사재판을 참관했다. 내가 상상했던 엄숙한 재판장은 아니었고 원고와 피고의 설전보다는 판사와 원고, 피고의 설전이 주를 이뤘다. 장애등급과 관련한 재판을 참관하고 나오는 길에 판사님이 이해를 잘못한다고 투덜거리는 피고의 말을 들었다. 재판 중에는 판사가 피고를 답답해했는데 말이다.

315호 대법정에서는 성범죄 사건 재판이 줄을 이었다. 성범죄 사건은 개인의 사생활에 관련해 민감한 사건이기 때문에 대부분 비공개 재판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운 좋게도(?) 성폭력 사건 재판의 끄트머리를 참관할 수 있었다.

피해자 없이 검사와 피고, 피고 측 변호사만 참석한 재판이었다. 피고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매우 반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참관인석에 앉은 피고의 할머니는 연방 눈물을 훔쳤다.

짠한 상황이었으나 고운 시선으로 보이지 않았다. 성범죄는 모든 죄질이 극악하다. 애초에 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될 일이다.

경찰서에 상주하며 그 일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사고를 누구보다 빨리 알리는 '사건기자'에 대해서도 교육받았다.

기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거쳐야 할 필수코스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수습기자가 배치되어 온갖 유형의 사건을 접하고 육하원칙과 확인된 사실에 기초한 기사작성의 기본을 익히게 된다. 사건·사고야말로 명백한 '사실'로 나타나기 때문에 '해석'이나 '분석'에 앞서 '사실 확인'을 생명으로 하는 기사의 기본을 익히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실습생 강소미(경상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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