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사업회, 거제 평화의 소녀상 건립 4주년 행사
일본 범죄사실 인정해야…국민 관심·동참 호소

"정부는 일본 정부에 범죄사실을 인정할 것과 공식 사죄, 배상을 요구하라."

거제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가 17일 오전 거제문화예술회관 평화의 소녀상 공원에서 소녀상 건립 4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기념식은 묵념, 대표 인사말, 성명서 발표, 시민 자유발언, 작가 인사말, 모자·목도리 전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기념사업회 회원과 소녀상 조각가, 학생,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사업회는 성명을 통해 "최근 드러난 2015년 한·일 정부 간 합의 당시 굴욕적인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이를 밝혀내고 노력하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17일 오전 거제문화예술회관 평화의 소녀상 공원에서 열린 소녀상 건립 4주년 기념식에서 시민들이 새 목도리와 모자를 소녀상에 걸어주고 있다. /유은상 기자

이어 "하지만 한국정부는 사실상 합의 무효화를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범죄사실 인정, 공식 사죄와 배상 요구를 주저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역사적 진실은 감추거나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을 모면하려는 얄팍한 외교문서 한 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범죄사실 인정과 공식사죄는 물론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역사교육을 통해 재발방지 대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은 문제해결을 위해 국민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다.

장승포동 주민 정종화 씨는 "아이러니하게도 역사는 반복되고 가슴 아픈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깨어있는 시민이 고민하고 또 힘을 모아야 한다. 항상 마음에 촛불을 하나씩 들어야 역사는 후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제 평화의 소녀상은 민간 주도 모금으로 2014년 1월 17일 경남에서는 세 번째로 세워졌다. 이 조각상은 다른 곳과 달리 일본 대마도를 바라보며 꼿꼿이 서 있다.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김서경 부부 작가는 "거제의 소녀상은 아직 앉지 못하고 무서운 눈으로 일본을 응시하고 있다"며 "이는 여러분의 마음이다. 계속해서 마음을 모으고 주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경남변호사회 통영지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활동에 사용하라며 300만 원을 기념사업회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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