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의혹 대부분 종결…노조, 시의회에 사과 요구
"무분별한 의혹 제기였다" 시의회 "당연한 의회의무"

통영 대규모 아파트 사업과 외자유치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대부분 종결'로 나오자 통영시공무원노조가 무분별한 의혹 제기였다며 시의원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감사 청구를 했던 시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기자회견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통영시공노조는 18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 감사 결과는 공유재산 매각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라(주의)는 경미한 지적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공노조는 이어 "감사원 감사를 받으며 우리는 혼란에 빠졌다"며 "힘들여 일한 대가가 사사건건 감사를 받아야 하고 시민들로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야 한다면 어느 공무원이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인가. 앞으로도 '아니면 그만이다'는 생각으로 이 같은 일을 자행하면 더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영시공무원노조가 18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시의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허동정 기자

공노조는 이와 함께 "경남도로부터 포상금을 받은 외자유치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해 시민과 공무원 명예를 훼손한 의원은 시민과 공무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공노조의 사과 요구에 감사를 청구했던 의원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공노조가 시의 입장을 대변해 나서는 모양 자체가 문제란 지적도 했다.

통영시의회 한 의원은 "스탠포드호텔 특혜 의혹과 관련해 맺지 않아야 할 특혜 협약을 하고 문제가 되니 의회에 알리지 않고 변경해 감사원 지적을 피했다. 또 팔지 말아야 할 땅 판 거에 대한 주의도 받았다. 노조가 이러면 흑과 흑으로 간다. 사과는 시장이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집을 지어도 자기 주차장을 만든다. 100억 원 이상 사업을 하는데 사업자는 통영시 소유 파크랜드 주차장을 쓴다. 의혹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한 다음 행정사무조사를 하자고 했지만 시의원 몇 분이 이탈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감사를 청구했다. 의혹을 밝히는 것이 시의회 의무다. 이게 공무원을 괴롭히려는 건가. 모두 김동진 시장과 연관된 의혹이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자체도 논란이다.

지역 한 노동조합 관계자는 "시민 900명 이상이 특혜 의혹을 조사하라고 서명했다. 공개된 감사결과는 근거가 없다, 해결이 되었다는 것 등이었다. 의혹이 해소된 게 아니라 '이럴 수 있나'라고 할 정도였다. 정상적이라면 이런 의혹이 일어나지 않게 사업을 하라고 공노조는 오히려 시장에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노조가 시 대변인가"라고 묻고 "감사원 결과에 따라 시의회는 위법한 내용에 대해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노조는 기자들에게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성명서 낭독 후 10분 만에 회견을 끝냈다.

수년간 통영시 내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지 않는 이 같은 회견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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