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감사 논란에 한경호 권한대행 '컨설팅 목적' 해명
특정인 채용설엔 "실무적 판단으로 검토만 언급해"
면담 거부에 조기호 대표 사표…구단 분위기 뒤숭숭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최근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경남FC 관련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지만 오히려 구단주로서 '위인설관'하라는 부적절한 지시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회계감사를 진행한 까닭이 조기호 대표가 대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한 대행과 조 대표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도 드러났다.

소통 부족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도 정작 조 대표가 이날 오전 이른 시각에 한 대행을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으나 한 대행이 이를 거부하고 조 대표에게 수모를 준 것으로 알려져 앞뒤가 다른 모습만 연출했다.

한 대행은 기자간담회에서 "근거 없는 잘못된 내용이 전국적으로 확산돼서 이걸 도민들께 제대로 알려야 겠다는 마음에서 긴급하게 기자간담회를 요청했다"면서 회계감사, 사무국장 선임, 최진한 전 감독 영입설, 서포터스 가입 관련 등으로 나눠 해명하고 반박했다.

먼저 현재 진행 중인 회계감사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감사는 전국적으로 진행된 채용비리 감사였고 이번에는 회계감사"라며 "경남FC의 재정 상황과 회계 실태, 기타 운영 상황을 두루 점검해 정말 재정이 부족하다면 추경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하는 컨설팅 감사"라고 말했다. 즉 특정한 목적을 가진 '표적감사'는 아니라는 것.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FC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또 특정인을 사무국장으로 앉히려고 사무국장 선임을 지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1부리그 승격에 따라 조직 강화 필요성도 있었고 무엇보다 구단이 요청했던 일"이라며 "대표이사는 대외 활동에 주력하고 사무국장이 실무 역할을 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끊이지 않았던 최진한 전 감독의 경남FC 역할 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최모 전임 감독이 현재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국가 대표 주장도 하고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 아래서 코치를 지낸 데다 직전 경남 감독도 하고 했는데 노하우나 경험을 FC에 활용할 부분이 있지 않겠는가 생각했다"며 "(조 대표이사에게) 경기 분석하고 선수 스카우트하는 일 등을 맡길 수 있지 않을까 검토해보라고 얘기한 적은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말 김종부 감독 계약이 늦어지면서 최 전 감독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있었던 데 대해서도 "최 전 감독 건은 김 감독과 계약한 이후의 일"이라고 시기를 못박으면서 그 둘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최 전 감독을 사무국장이나 고문, 스카우트 팀장 등으로 앉히려 한다는 의혹의 눈길이 걷히지 않고 있었다. 실제 최 전 감독이 한 대행과 가까운 지인을 대동하고 조기호 대표이사를 방문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기도 해 의혹이 증폭돼왔다.

한 대행은 간담회에서 "그럼 최 전 감독 얘기는 이제 완전히 정리된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 차원에서 한번 얘기한 것이지 그 이후로 관심도 없었고, 본인(최 전 감독)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일찍 한 대행을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다가 수모를 당한 뒤 구단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 입장을 듣고자 몇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고 있다. 한 대행은 조 대표 사표에 대해서는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며 "(수리 여부는)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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