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번도 아니고 벌써 네 번이나 연기됐다. 하동갈사산업단지 내에 들어서는 영국 애버딘대학교 한국캠퍼스 개교 얘기다. 애초 2016년 9월 개교하기로 했는데 계속해서 연기되면서 1년 4개월 가까이 개교는 감감무소식이다.

영국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유치는 자유한국당 현 대표인 홍준표 전 도지사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사업 중의 하나다. 지난 2015년 5월 경남도와 하동군, 영국 애버딘대가 설립 자금지원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520년 역사를 가진 애버딘대는 노벨상 수상자 5명을 배출한 영국 내 해양플랜트 분야 1위의 명문대학이어서 한국캠퍼스 유치 발표는 지역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개교가 네 차례 미뤄지면서 이제는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로 바뀌었고, 점차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개교 지연의 주요 이유를 경남도와 하동군은 오롯이 애버딘대 탓으로 돌리고 있다. 애버딘대가 개교일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무리하게 재정 지원금 확대를 요구하고 교수 채용과 학생 모집에 미적미적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선해양플랜트 경기침체도 한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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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애버딘 측을 압박해도 시원찮을 판에 경남도와 하동군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협약 불이행에 따른 제재 수단이 거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 한국캠퍼스 유치라는 성과에만 급급해 철저한 준비 없이 서둘러 협약을 체결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한국캠퍼스 개교의 9월 연기 승인은 교육부 손에 달렸다. 교육부가 승인하지 않으면 개교는 무산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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