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순손실 최소 2조 5000억 추정 '철수설' 불거지기도
신임 사장 금융지원 협조 청해…기재부 "여러 상황 대비"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신임 사장이 지난달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한국GM의 전반적인 경영상황과 미래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9일 "지난달 중하순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신임 사장과 만났다"면서 "GM 측은 한국GM의 전반적인 경영상황과 미래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앵글 사장과 만남에서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기재부 측에는 아주 구체적 제안은 아니었고, 대략 협조가 필요한 사안에 관해 얘기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금융지원이나 증자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얘기했느냐는 추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고 차관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증자 얘기는 없었고, 금융지원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한 계획에 관해서는 설명을 들었는데, 이미 상황이 많이 바뀌어 지금은 유효하지 않은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GM 측은 기재부와는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원칙적인 의견을 나눴지만, 다른 부처를 만나서는 각기 다른 얘기를 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내용을 취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GM의 철수설과 관련한 상황보고를 받고 있느냐는 질의에 "파악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국GM은 2014년 이후 작년까지 누적된 순손실이 최소 2조 5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철수설에 이어 정부 지원 요청설에 휩싸였다.

김 부총리는 한국GM과 관련한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상황에서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여러 가능성에 대해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GM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기재부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하면서 중요 의사결정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앵글 사장이 지금도 와 있는지,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만났다"고 답했다. 앵글 사장은 한국에 머물고 있으며, 조만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의원은 "약 30만 명의 고용문제, 자동차 산업문제, 지역경제 문제, 금융지원 관련 문제가 복합적으로 걸려 있다. 굉장히 유의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한국GM에 대한 금융위원회 등 당국의 회계감리 가능성까지 고조되고 있다.

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본사 GM이 한국GM을 상대로 '고리대금' 장사를 해왔다거나, 부품·제품 거래 과정에서 한국GM이 손해를 보고 이익을 본사나 해외 GM 계열사에 몰아줬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국내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 매출 원가율 산정 방식 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오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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