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출신 서울 유학생 회지…마산문학관 "사료 가치 충분해"

한국전쟁 직후 당시 창원군 출신 서울 유학생들이 만든 회지 창간호 한 권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참여한 이들의 면모나 실린 글의 내용 등 여러모로 연구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산문학관은 지난 10일 재경창원군학우회가 1956년 12월에 발간한 회지 <창원> 창간호를 기증받았다. 사천에 사는 김세욱(49) 씨가 부친의 유물이라며 가져온 것이다.

당시 창간사를 보면 발간 배경을 알 수 있다. 창간사가 여러 개 있는데 그중 제일 앞에 있는 '창원학우에게 고함'이란 글을 보자.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오서리 태생으로 서울대 교수, 경희대 교수, 성균관대 총장, 유네스코 한국 위원 등을 지낸 권오익(1905~1998) 선생이 쓴 것이다.

"수백을 헤아리는 재경 창원출신학우들이 서로 밀접히 제휴함으로써 학창생활에 있어서의 공동이익을 제고 하기 위하여 금춘에 창원학우회의 발족 본 이래로 진지한 활동이 전개되어 그 제1차적 표현으로 이제 회지를 발간할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은… (후략)"

1956년 12월 재경창원군학우회가 발간한 회지 <창원> 창간호 표지. /마산문학관

우선 회지를 발행한 1956년 재경창원군학우회가 발족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모임이 활발히 진행된 후 이해 말에 회지를 낸 것이다.

회지 앞부분은 마산경찰서, 창원군청, 진해경찰서, 창원교육청 등 기관장과 간부들 이름이 적힌 창간축하 광고다.

뒤를 이어 '창원학우에게 고함', '진실한 역군이 되자', '축 회지발간', '창원학생 제군에게', '향토문화발전의 선봉이 되자', '학우회지 창간을 축하하면서' 등 창간사가 실렸다.

그러고는 '공기업에 대한 고찰'이란 논단이 실렸고, 특집으로 농업경제를 다뤘다. 농촌은 왜 궁핍한가, 우리나라 농업의 기본적인 문제점, 농촌번영의 길 등 제법 모양새를 갖춘 글들이다.

이외에도 선거, 민주주의, 민족해방운동, 민법 초안에 대한 비판, 종교와 철학의 조화, 인간 실존과 그리스도교의 신앙, 지하자원개발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글이 보인다. 물론 시와 수필 등 문학도들의 글도 있다.

마산문학관은 <창원>이 창원 출신 학우회 창간호라는 문서적 의미가 있고, 창원 현대 문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와 당시 전국적인 학우회 현황과 전쟁 직후 시국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영 마산문학관 학예사는 "일종의 학생 종합교양잡지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며 "사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마산문학관은 <창원>의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 오는 5월에 진행할 기획전 '창원 문학의 태동기'에 한 항목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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