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성평등 인식 낮아 '~답게'라는 성차별적 발언
성별이분법적 프레임 여전 "성평등 실천·변화 필요"

'페미니즘이란, 성 차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 때문에 여성이 억압받는 현실에 저항하는 여성해방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은 '생물학적 성'이 아닌 '사회적 성'이다.(문학비평용어사전)'

지난해 몇몇 학교 내 '페미니즘 포스트잇 캠페인'이 일어났다. 교실 내 책상이나 화장실 벽면에 '페미니즘'과 관련된 문구를 부착해 놓는 캠페인이다. 그런데 대부분 얼마 지나지 않아 포스트잇은 찢기고 버려지고 또는 형용할 수 없는 욕으로 가득 채워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되어 페미니즘적인 발언을 하는 선생님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처럼 아직까지도 학교 내에선 페미니즘은 거부되고, 밀어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 내에선 성평등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일까?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그 속엔 어떤 인식들이 숨어 있을까? 몇몇 학생들에게 물었다.

A씨: 음… 그다지요? 여학교라서 그런지 '숙녀답게 행동해야 한다.', '여자니까…' 이런 '여자이기 때문에'로 시작하는 말들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성평등적이다'라고 하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B씨: 남학교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남자답게…"라는 말들을 많이 달고 살아요. 조용하게 있거나 슬픈 부분에서 좀 울면 "남자답지 않게 왜 그래?"라고 묻는 친구들도 있죠. 뭔가 앞에 나서서 하면 "야~ 남자네~" 이런 소리를 자연스럽게 듣게 되죠.

C씨: 항상 초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하면 "다 네가 좋아서 그래~", "관심 받고 싶어서 그러잖아 이해해!", "우리 ○○이는 인기도 많네~" 이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때는 '아 그런가?'라고 생각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닌 것 같아요. 때리는 건 관심의 표현이 아니라고 똑바로 이야기해줬으면 좋겠어요. 빼빼로데이 때 좋아하는 사람한테 빼빼로를 사주는 걸로 관심을 표현하지 때리고 꼬집는 걸로 관심을 표현하진 않잖아요?

이런 사례들이 곧 '우리는 성평등한 학교에 다니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현재의 학교는 성차별적인 발언들이 당연한 듯 무의식적으로 오가고, 누군가의 성격을 무조건 성별이분법적인 사고 프레임으로 규정짓는다. 폭력조차도 관심이란 말로 그 본질을 흐리게 만들어 버린다.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우리는 성평등한 학교에 다니고 있는가?' 그 대답이 '그렇지 않다'라면 그 현실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성평등'을 실천하는 학교의 변화, 또 나로부터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년 기자 김가나(경해여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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