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타이기록 작성하고도 로렌첸에게 0.01초 뒤져

'아! 0.01초'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다크호스' 차민규(동두천시청)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0.01초 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차민규는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4초42를 기록,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 간발의 차로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3위는 중국의 가오팅위(34초65)에게 돌아갔다.

차민규의 은메달로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대한항공)이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8년 만에 고국에서 열린 올림픽 무대에서 남자 500m 메달을 추가하는 경사를 맞았다.

여기에 한국은 차민규의 은메달로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남자 1,500m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성남시청)과 여자 500m 은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스포츠토토)까지 총 3개의 메달(은 2개·동 1개)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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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날 14조 아웃코스에서 캐나다의 주니오 길모어(35초158)와 레이스를 펼친 차민규는 출발 총성과 함께 힘차게 출발해 첫 100m를 9초63으로 주파했다.

초반 100m 기록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뒷심이 좋은 차민규는 힘차게 얼음을 지치면서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나머지 400m를 24초79에 끊고 3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차민규의 기록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작성된 기존 올림픽 기록과 타이였다.

특히 이날 차민규의 기록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500m에서 작성한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인 34초31에 육박하는 좋은 기록이었다.

레이스를 끝내고 초조하게 남은 선수들의 결과를 지켜보던 차민규는 로렌첸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 잠시 얼굴을 감싸 쥐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마지막 조 경기가 끝나고 은메달이 확정되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은메달을 자축했다.

차민규에 뒤를 이어 16조에서 경기를 치른 로렌첸은 초반 100m를 차민규보다 느린 9초74로 뛰었지만, 나머지 400m를 24초67에 주파하면서 0.01초 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로렌첸가 우승하면서 노르웨이는 1948년 생모리츠 대회에서 핀 헬게센이 500m 금메달을 따낸 이후 무려 70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하는 기쁨을 맛봤다.

중국도 가오팅위가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역대 처음으로 메달을 수확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차민규는 레이스가 끝나고 난 뒤 "목표한 기록이 나와 성공했다고 느꼈다"라며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겠다 했는데 아쉽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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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첸이 기록을 경신한 모습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묻는 말엔 "약간 놀랐다"라면서 "목표가 3위권이었기에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13조 인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김준호(한국체대)는 스타트 초반 중심이 흔들리는 악재에도 100m 9초68로 통과하며 선전했지만 35초0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11조에서 출발한 2010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은 초반 100m에서 9초61을 기록하고 막판 스퍼트에 나섰지만 35초15에 그쳐 16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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