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개막공연 윤 선생 1981년 작품 '광주여 영원히'
'낙동강의 시' '자유에의 헌정' 등 재발견·대표곡 무대에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여러모로 뜻깊다. 음악제와 맞물려 독일 베를린에 묻힌 작곡가 윤이상 유해가 고향 통영으로 돌아올 예정이어서다.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8일까지 열리는 2018 통영국제음악제 주제는 '귀향-Returning Home'이다.

올해 음악제 의미가 남다른 만큼, 질적인 면 또한 탄탄하다.

스티븐 슬론 지휘로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함께 개막 공연을 치른다. 윤이상의 1981년 작품 '광주여 영원히(Exemplum in memoriam Kwangju)',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선보인다.

'광주여 영원히'는 윤이상이 한국 근대사를 직시한 작품이다. 5·18민주화운동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결정적 계기였고, 세계사적으로 본보기(Exemplum)가 된 사건임을 상징하는 곡이다.

작곡가 윤이상 생전 모습. /통영국제음악재단

개막 공연을 맡은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서독일을 대표한다. 이들은 3월 31일 공연에서 소프라노 황수미와 협연한다. 황수미는 지난 9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주목받았다.

지난 2013년 음악제에서 음악극 <세멜레 워크>로 반향을 일으킨 오페라 연출가 루트거 엥겔스는 새 작품을 들고 통영을 다시 찾는다. <세멜레 워크>는 당시 모든 자리가 동날 만큼 관심을 받았다. 헨델 오라토리오 <세멜레>를 음악극 형태로 재해석한 작품인 데다, 영국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의상을 담당했다.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을 맡은 지휘자 스티븐 슬론. /통영국제음악재단

새 작품인 음악극 <귀향>은 트로이 전쟁 10년과 이후 10년 고난 끝에 고향을 찾은 오디세우스(율리시스)와 윤이상을 교차한다. 몬테베르디 오페라 <율리시스의 귀향>에 한국 전통 가곡을 곁들인다.

더불어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여러 극음악을 연주한 독일 악단 솔리스트 앙상블 칼레이도스코프가 음악을 맡아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최근 재발견된 윤이상 관현악 모음곡 '낙동강의 시'도 무대에 오른다. 윤이상이 부산고 음악 교사 시절 작곡한 작품은 영화 <낙동강> 주제 음악으로 쓰였다고 추정된다.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 /통영국제음악재단

1악장 '프롤로그', 2악장 '황혼이 물들 때', 3악장 '가배절(한가위)', 4악장 '갈대밭', 5악장 '풍년가', 6악장 '에필로그'로 구성한 작품은 한스-크리스티안 오일러가 지휘하는 하노버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이들은 더불어 윤이상 실내 교향곡 2번 '자유에의 헌정'과 바이올리니스트 토비아스 펠트만·첼리스트 양성원·피아니스트 이효주 협연으로 베토벤 삼중 협주곡을 선보인다.

실내악 공연 구성도 풍부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피아니스트 케빈 케너 리사이틀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피아니스트 치몬 바르토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리사이틀 △2015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엘라 판 파우커 첼로 리사이틀 △대금 연주자 유홍·가곡 이수자 박민희 등 공연이 기다린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통영국제음악재단

바로크 음악·현대음악·국악을 넘나드는 솔리스트 앙상블 칼레이도스코프, 재즈·펑크·월드뮤직·블루스를 두루 소화하는 가수 리사 피셔, 그래미상 수상자 재즈 트럼페터 아르투로 산도발 공연을 배치해 다양성을 넘본다.

음악제 폐막 공연은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몫이다. 윤이상 '바라',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 협연으로 번스타인 '세레나데',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가 대단원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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