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생이 간다]영화 <오장군의 발톱> 기자간담회
배우 시나리오 보고 출연 결심·촬영 현장 분위기도 좋아
시민 펀딩으로 만든 영화 "창작 활동·시스템 깬 본보기"

영화 <오장군의 발톱> 시사회 열리기 전 오후 4시 김재한 감독과 배우 맹세창(주연·오장군 역), 조혜정(조연·꽃분이 역), 서갑숙(조연·오장군 어머니 역), 이지원(조연·여자아이 역) 배우가 따로 기자간담회를 했습니다. 안지산 실습기자에게 이틀 동안 공부를 시킨 후 이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라고 했지요. 그의 마지막 기사가 되겠습니다.

- <오장군의 발톱>은 어떤 영화인가?

맹세창 : 전쟁의 야만성과 자신에게 내재한 무의식을 다룬 영화다. 오장군이 가진 순수함과 폭력을 거부하는 마음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데 전쟁 같은 사회를 살다 보니 야만성이 합리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폭력성에 얼마나 처절하게 무너지는지 알 수 있는 영화다.

서갑숙 : 전쟁에 희생되는 일반인의 이야기다. 어찌 보면 우리 아들들 이야기다. 영화의 배경에는 엄마가 계신 고향과 아들들이 싸우는 전쟁터가 있다. 전쟁터에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할 수 있는 영화다.

- 지역영화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서갑숙 : '오장군의 발톱'이라는 제목 자체가 신선해 끌렸다. 대본을 보니 좋은 이야기라 더 끌리게 되었다. 지역영화라는 점에 개의치 않고 시나리오만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맹세창 : 오장군이라는 캐릭터의 이미지와 제가 가진 느낌과 잘 들어맞다고 생각한다. 김재한 감독의 <안녕, 투이>라는 영화를 보고 감독님의 영화에 출연을 결심했다. 영화 내용이 동화처럼 예쁘고 아름다우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부분이 있어 좋았다. 어떤 작품이든 상관없이 현장에 있는 게 좋아 출연을 택했다.

왼쪽부터 조혜정·이지원·김재한 감독·서갑숙·맹세창. /경남도민일보 DB

- 약 1000명의 '나도 제작자' 참가자와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서갑숙 : 촬영장소가 산 속과 군부대였다. 잘 갖추어진 현장이 아니라 몹시 추운 날씨였다. '나도 제작자' 참가자 분들은 단역이고 급여도 없었는데 추운 날씨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셨다. 촬영을 하려면 많이 기다려야 했는데 모닥불 하나 없는 추위 속에서 그 시간을 버티셨다. 투덜거리거나 서운함을 표하는 사람도 없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영화가 이런 것이구나, 창작 활동의 틀과 시스템을 깨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조혜정 : 밥도 가져다주시고 군고구마 같은 간식거리도 풍족하게 나누어주셨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그 후로 이런저런 작품을 준비했는데 <오장군의 발톱>을 촬영했던 현장의 풍경이 계속 떠오른다.

맹세창 :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던 따뜻한 현장으로 기억한다. 스태프나 출연하신 분들의 얘기들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한 달이 넘는 기간 타지에서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었다.

- 김재한 감독의 영화 <안녕, 투이>에 이어 이번에도 이지원 씨가 출연한다. 이지원 씨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이 궁금하다.

김재한: 지역에서 괜찮은 배우를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지원이를 <안녕, 투이>할 때 처음 만났는데 사실 영화 속에 지원이 배역이 없었다. 지원이를 보는 순간 문득 배역을 만들어서 출연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수정하여 단역이지만 특별출연 형식으로 배역을 만들었다.

- 관객들에게 영화를 권하며 마무리 부탁드린다.

서갑숙 : 영화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감동'이라고 말하고 싶다. 행복한 영화, 슬픈 영화를 보며 여러 감정을 느끼듯 <오장군의 발톱>을 보시고 나름으로 감동을 하시면 좋겠다.

조혜정 : 장군이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의외의 모습, 장군이가 이런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셨으면 좋겠다.

이지원(여자아이 역): (관람등급제한으로 관람 불가였지만) 어른들이 말하길 <오장군의 발톱>은 의미 있는 영화라고 했다. 관객 분들이 보시고 교훈이나 전달해주는 메시지를 깨달아주시면 좋겠다. <끝> /실습생 안지산(경상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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