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경치를 보며 가속페달을 밟다가
도롯가 시멘트 난간을 들이받았다.
난간이 없었으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을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쿵하면서 아찔해진 그 순간 왜 이 말이 떠올랐을까?
차에 상처가 또 하나 늘었다.
하지만, 상처투성이인 내 차가 좋다.
상처는 아픈 경험이고 힘든 기억이다. 슬픈 마음으로 애쓰며 살아온 흔적이다.
아마 상처는 또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담담하게 상처를 어루만질 줄 안다.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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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일상여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