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청 감독 지낸 인연
박항서 감독, 시 방문해
안 시장 "승승장구 기원"

베트남 U-23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며 '2018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해 '친한 열풍'을 일으킨 박항서 감독이 21일 창원시를 방문해 안상수 시장과 환담을 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에 내셔널리그 창원시청 감독을 맡고 있었던 인연으로 이날 방문했다.

창원시와 박 감독의 인연은 지난해 1월 창원시청 축구단 감독을 맡으면서 맺었다. 박 감독은 창원시청 축구단을 지휘하며 '2017년 한화생명배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를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전국체전에서도 애초 계획과는 달리 8강전까지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하면서 창단 첫 전국체전 우승을 일구는 데 주춧돌을 놓았다.

이날 안 시장을 비롯한 체육회 관계자를 만난 박 감독은 "창원시청 축구단을 1년 정도 이끌면서 내셔널리그를 경험한 것이 베트남 U-23 국가대표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허영 창원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은 "박 감독이 계약 만료 전 베트남으로 가게 됐다는 말을 듣고는 시장님께서 '국위선양하러 가는데 흔쾌히 보내드려야 한다'면서 왜 그런 걸 물어보느냐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며 "박 감독이 정말 고마워하는 표정이었다"고 숨은 일화도 털어놨다.

박항서(오른쪽) 감독이 21일 창원시청을 방문해 안상수 시장에게 사인볼과 베트남 대표팀 유니폼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정성인 기자

박 감독은 "4개월 만에 창원에 오니 꼭 친정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며 "베트남에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창원시민을 비롯한 우리 국민의 응원과 베트남 선수와 국민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박 감독은 LH 사장과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창원시와 자매도시인 베트남 다낭에서 안 시장이 불러주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감독이 주로 거주하는 하노이에서 다낭까지는 비행기로도 2시간 이상 가야 하는 거리다.

이에 안상수 시장은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하셔서 단기간에 베트남 축구가 준우승한 것을 107만 시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축구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시는 올해를 '2018 세계사격선수권대회와 함께하는 창원방문의 해'로 선포한 만큼 베트남 국민이 창원을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창원시 얘기를 많이 해 많은 베트남 국민이 창원시에 방문할 수 있게 홍보대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시장은 마지막으로 "거기서 성적 잘 내는 게 국위선양"이라며 "승승장구하길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감독은 사인볼과 베트남 국가대표 사인 유니폼을 선물했으며 안 시장은 방짜수저세트로 화답했다.

한편 박 감독은 창원시청 방문 후 경남도교육청을 찾아 박종훈 도교육감과도 환담했다.

박 교육감은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고 훈련시간 조절과 휴대전화 사용 원칙을 제시한 점, 베트남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가족 같은 분위기로 팀을 이끈 점, 선수들의 근력 강화를 위한 식습관 개선 노력 등은 박항서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학교 현장에서 매우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은 "경상남도교육청이 다문화 학생을 꾸준히 지원해 소외받는 학생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체육 꿈나무들에게도 아낌없는 관심과 격려, 지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이에 앞서 창원시체육회를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창원시민 여러분의 사랑과 응원 덕분"이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작년 10개월 감독으로 있는 동안에 베풀어준 시민 사랑에 감사드리고, 베트남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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