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터널·NC본사 유치 등 실현 가능성보단 아이디어
창원시 정책 이해도 '낮아'

일찌감치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을 중심으로 도내 18개 시·군을 순회하는 정책발표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경남지역 최대 표밭인 창원을 공략하려는 방편으로 대형사업 공약을 제시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이 현저하게 의심될 뿐 아니라 검증을 요하는 내용이 많아 자칫 '이름 알리기를 통한 세몰이'를 정책과 공약으로 호도하는 행태가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은 안홍준 전 국회의원은 도지사 공약으로 '코리아 실크로드(한일 해저터널)'를 소개했다. 안 전 의원은 "거제와 일본을 잇는 코리아 실크로드가 건설되면 창원 기계산업 수출 통로가 확대되고 창원지역 특산물 수출 확대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의원은 "창원 구산면과 거제 장목면을 잇는 투명 해저터널과 대교를 만들어 코리아 실크로드와 연결하겠다"며 "잠도를 중심으로 한쪽은 대교를, 한쪽은 섬과 가까운 일부 구간을 수족관처럼 바다가 보이는 투명 해저터널로 만들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일 해저터널은 국가 간 해결해야 할 외교문제가 산적해 있을 뿐 아니라 경제성·실효성 측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지한 논의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안 전 의원은 "3선 국회의원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으로 세계의 리더와 많은 답을 만든 경험이 있다"며 실현 가능성을 역설했을 뿐,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창원 정책 발표'를 한 김영선 전 국회의원은 창원시청사를 마산해양신도시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서 "현 청사가 뻗어나가는 창원을 지원하기에는 비좁기 때문에 창원시청을 매각하거나 자체 개발해 경제 창업 플라자를 만들어 경제중심 특구로 만들겠다"는 안도 제시했다. 또한, 진해지역에는 도교육청을 이전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통합 전후 창원시청사 문제로 마산, 창원, 진해지역 정치권이 극심한 갈등 관계를 드러냈던 걸 감안하면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마산해양신도시'에 대한 심도 있는 정책적 접근이 배제된 아이디어성 공약이라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일례로 안홍준 전 의원은 김영선 전 의원의 이 같은 공약에 대해 "창원시청사를 옮기는 일은 대통령도 못하는 일이다. 가능했다면 제가 왜 못했겠나"라며 그 실현 불가능성을 강조했다.

대신 안 전 의원은 마산해양신도시에 NC다이노스 모기업인 NC 소프트 본사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현 창원시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공약도 제기되고 있다.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은 "옛 진해 육군대학 터에 해양과학 또는 의학·보건계열 4년제 대학을 유치해 고급 인재 역외 유출을 방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렇지만, 내주 중 옛 육대 터에서는 터 닦기 공사 기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창원시는 이미 이곳을 '창원형 실리콘 밸리'로 개발하겠다는 방침 아래 제2재료연구소와 기업연구소 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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