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기록적인 주가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경험한 후,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사가 금리 쪽으로 많이 쏠리게 됐다. 특히 이번 주가 하락의 단초 중 하나가 '금리 급등'으로 여겨지다보니, 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그간 주가 상승이 저금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수요가 부진한 불황기나 회복기에는 저금리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하는 경기 확장(expansion)기에 접어들게 되면, 굳이 저금리의 도움 없이도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여기에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면, 경제주체들은 그동안 미뤄뒀던 투자를 서둘러 집행하게 되는데, 이는 다시 투자 관련 기업과 금융업 등에 온기를 불어넣어 경기를 선순환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금리와 주가는 같은 방향을 걷게 되어 있다. 둘 다 '경기(economy)'의 함수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실적이 좋아져 주가가 오르고, 수요가 물가를 상승시켜 금리 또한 오르는 논리다.

문제는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이슈가 터진 후, 전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가 크게 상승한 후 나타났다.

이후 남유럽, 중국, 영국 등 곳곳에서 디폴트 우려가 양산되면서, 때마다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태들은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돈을 푸는 '완화 공조'를 통해서만 진정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주식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금리는 하락이 미덕'이라는 학습효과가 형성된 것이라고 본다.

다행히도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이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회복 경로가 공고해지면서 금리 또한 시스템 리스크보다는 경기를 추종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지수와 금리도 동행성을 회복하게 됐다.

향후 중소형주의 강세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금리 상승 현상은 경기 확장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뚜렷해지는데, 이러한 확장기에는 애초 일부 대형주에만 집중됐던 수요 및 가격 회복의 온기가 중소형주 단으로도 미치게 된다. 정부 또한 이러한 온기의 확산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 확장기에 주로 중소기업들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주가 하락 또한, 사실 금리와 주가가 동행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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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수준의 과열 조정 구간을 마무리한 후, 주가와 금리는 다시금 '건전한 동행관계'를 회복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금리 상승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향후 추가적인 금리 및 주가 상승과 함께 갈 필요가 있다. 역발상의 논리로 보면, 최근 주가의 심한 변동성은 오히려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좋은 주식들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송종화 삼성증권 창원WM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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