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 제일호(59t, 쌍끌이 저인망) 전복 사고는 풍랑주의보 상태에서 항해 도중 파도를 맞아 뒤집힌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는 지난 6일 자정께 통영시 좌사리도 남서방 2.5마일 해상에서 났다. 이 사고로 승선원 11명 중 4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으며 3명은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선원은 모두 한국인이다.

사고는 이날 오후 11시 35분께 통영시 욕지면 좌사리도 남서쪽 해상에서 조업을 끝내고 삼천포항으로 돌아오던 도중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해경 관계자는 "구조된 선원들은 어선이 조업을 끝내고 20분 정도 항해 중 어획물을 선별하고 있을 때 높은 파도를 맞아 침몰했다고 진술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며 조업금지구역에서 조업을 한 것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지점은 통영항에서 직선거리로 35㎞ 정도 떨어진 곳이다. 사고 당시 바다는 14~18㎧ 북동풍이 불고 3m 안팎의 파도가 일어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사고 어선은 15t 이상이어서 풍랑주의보에도 항해나 조업이 가능했다.

함께 쌍끌이 작업을 하는 또 다른 어선 제12 제일호가 "배가 넘어간다"며 해경에 신고했다. 쌍끌이 어업은 바다 저층에 있는 어류를 잡기 위해 어선 2척이 합동으로 그물을 양쪽에서 잡아끄는 방식이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7일 오전 12시 9분께 제일호 전복을 확인했고 1시 40분 구조대가 입수해 선체를 수색했다. 해경은 뒤집힌 배 속 조타실에서 선원 1명, 또 다른 1명을 식당에서 발견했다. 2명 모두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었다. 어선은 오전 3시 50분께 가라앉았다.

바다 위에 떠 있던 선원은 제12 제일호에 구조됐다. 기관장 임모(54) 씨는 7일 오전 9시 9분께 호흡과 의식, 맥박이 없는 상태로 사고 해역에서 발견됐다. 선원 6명 중 한국인 3명은 사천시 삼천포서울병원으로 옮기기 전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망자는 선장인 이모(57) 씨, 통신장 백모(57) 씨, 선원 안모(58) 씨, 기관장 임모 씨 등 4명이다. 병원으로 옮겨진 베트남 선원 3명은 경상을 입었지만 바닷물을 마셔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어선에는 한국인 6명과 베트남인 5명, 모두 11명이 타고 있었다.

신동삼 통영해양경찰서장은 "정확한 사고원인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며 "가능한 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통영해경은 항공기 4대와 경비함정 27척, 구조대 24명, 해군함정 2척, 민간 어선 17척 등 51척을 동원해 구역을 넓혀가며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조업해양수산부가 7일 0시 47분 어선사고 위기경보 경계(Orange) 단계를 발령함에 따라 경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사천시에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또 유족 요구사항에 따라 삼천포항 팔포어항구 내 다목적회관에 대기실을 설치하고, 부상자 치료와 장례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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