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책은행 구조조정 방안 논의 전날까지 결론 못 내
STX '생존 전망' 지배적…성동, 부처간 이견 커 '불투명'

경남지역 양대 중견조선사인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생사가 갈릴 운명의 자리가 8일 마련된다. 이날 정부 각 부처 장관과 각 사 대주주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두 중견조선사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다.

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8일 오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STX조선과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TX조선은 '생존'으로 가닥을, 성동조선해양 처리를 두고는 부처 간 이견이 커 회의를 하루 앞둔 7일까지도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STX조선해양은 생존시키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잡되 건조 선종 특화(MR급 탱커와 고부가 천연가스연료주입선(LNG벙커링선)), 고정비 30% 절감을 위한 추가 인력 감축 요구 등을 명시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 중견조선소 구조조정 조율 중심 부처인 산업부는 철저히 함구하는 가운데 STX조선해양조차 생존이 아닌 방향으로 결론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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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 진해조선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두 중견조선소 처리 논의를 앞두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국회의원에게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보안이 철저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이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생존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채권단을 중심으로 이에 부정적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성동조선해양 처리를 두고는 각종 설이 난무한다. 수리·개조(Retrofit)조선소로 전환, 단순 블록공장으로 전환 방안에 이어 7일에는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기업회생 절차로 가는 쪽으로 기본 방향을 잡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하지만, 아직 정리된 게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늘(7일) 오전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를 거론한 보도를 보고 해당 부처들과 채권단에 확인해봤다. 보도매체들이 너무 앞서나갔다는 게 주무부처인 산업부 설명"이라며 "성동조선해양을 두고는 현재 산업부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그리고 채권단 간 이견이 워낙 커 최종 조율에 이르지 못했다. 그 상태에서 내일(8일) 곧바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가 열릴 것이라서 이 회의에서조차 명확한 결론이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7일 현재까지 성동조선해양 처리 방안을 두고 아직 확정된 게 없고, 심지어 8일 관계 장관회의에서는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더라도 갈수록 명확해지는 것은 하나 있다. 정부 각 부처 의견, 국회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 전언, 각종 보도를 종합하면 성동조선이 이번 구조조정으로 기존 LR(Long Range)급 탱커(액체운반선)와 중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전문 중견조선소라는 위상을 더는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2차 컨설팅 결과에서 제안된 수리·개조 조선소 혹은 블록공장으로의 전환조차 대주주(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매우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회생 절차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산업적 관점이 강조되는 국정 기조로 볼 때 성동조선을 당장 파산시키는 최악의 결론에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성동조선이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고서 지금껏 3조 2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한, 성동조선의 수주 잔량은 5척에 불과하고, STX조선해양은 16척(RG 미발급 4척)이 남아있어 상대적으로 형편이 더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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