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면제·감면 등 혜택, 외투지역 지정해달라 신청
신차 배정·신규 투자 관심

한국지엠 재무실사가 12일 오전 인천 부평공장(본사)에서 시작된 가운데 창원공장 외국인투자지역 지정과 신차 배정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은 실사 시작하지만 =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이번 주 한국지엠 실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도 실사 참여를 요구했지만 산은은 객관적인 제3자가 맡아야 한다며 삼정회계법인을 실사기관으로 정했다.

산은은 이번 실사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을 꼼꼼히 살펴보고 한국지엠 부실 원인이 정확하게 뭔지 규명할 계획이다. 특히, 원가 구조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전 가격과 본사 고금리 대출, 본사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 5대 원가 요인 중 문제점이 없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산은은 GM 자구안에 따라 한국지엠 회생 가능성이 있으면 지분율(17.02%)만큼 신규 자금 투자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GM은 최근 산업은행과 정부 관련 부처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한국지엠에 빌려준 27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를 출자전환하는 대신 신차 출시나 생산에 필요한 28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신규 투자에 참여해달라고 요구했다. GM이 23억 2344만 달러를 신규 투자하면 나머지 4억 7656만 달러(약 5000억 원)를 산은이 투자하라는 것이다. 정부·산은은 이 전자우편이 공식 자료가 아닌 만큼 공식 경영정상화 방안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한다.

◇창원에 신차 배정될까? = GM은 한국지엠에 신차 2종을 배치하고 이에 드는 28억 달러 신규 투자에 산은이 지분만큼 참여하고,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차 배정은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종을, 창원공장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다목적차량·CUV) 1종을 각각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산은이 GM 공식 자구안을 받아봐야 구체적인 배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GM은 신차 2종을 포함한 한국지엠 전체 연간 생산 규모를 50만 대로 줄일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지엠 내수·수출 포함 완성차 판매 대수는 52만 4500여 대였다.

◇외국인투자지역 지정될까? = 지난 8일 네 번째 방한한 배리 엥글 GMI 사장은 인천 부평과 창원공장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인천시와 경남도에 이번 주 중에 각각 내겠다고 했다. 경남도는 12일까지 이 신청서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투지역 지정은 해당 광역시·도에 신청서를 내면 광역시·도가 관련 법률 검토를 거쳐 요건을 충족하면 산업통상자원부로 넘긴다. 산업부는 투자심의위원회(위원장 산업부 장관)를 열어 지정할지를 결정한다.

외국인투자촉진법률과 시행령, 조세특례제한법 등에 따라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면 법인세·소득세는 5년간 100% 감면,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이 있다. 또한, 취득세·재산세도 법률에서 최대 15년까지 감면받게 된다. 그러나 경남도는 조례에서 감면 기간을 최대 10년(7년 100%, 나머지 3년 50%)으로 정해놓았다.

경남도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정부와 산은의 한국지엠 실사가 끝난 시점에서 산은 신규 투자와 맞물려 외투지역 지정 여부도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7일 열린 한국지엠 노사 4차 임단협 교섭에서 사측 제시안이 제출됐다. 사측 안에는 임금 동결과 다양한 현금성 복지 축소 등이 담겨 있어 올해 노사 교섭은 한국지엠 정상화의 또 다른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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