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의 삶
한국인 최초 워싱턴 국제 콩쿠르 1위
고향 삼천포·유년시절 마산서 보내
서울대 음대 교수 재직 후배 양성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은 옛 삼천포에서 태어나 어릴 적 옛 마산으로 이사했다. 그 배경에는 자녀가 큰 도시에서 제대로 음악을 배우길 바란 부모님의 배려가 있었다.

고향인 삼천포·마산은 각각 사천시·창원시로 통합이 되었지만, 그의 애정만큼은 여전하다. 창원국제실내악축제 음악감독을 맡게 된 까닭 하나다.

그는 어려서부터 집념이 강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음악을 붙잡은 열정 말이다. 그는 이를 '맨주먹 정신'이라고 표현한다.

이경선과 콩쿠르는 떼놓기 어렵다. 한국인 최초 워싱턴 국제 콩쿠르 1위 입상이라는 경력이 그 까닭을 잘 설명한다.

이 밖에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 디안젤로 국제 콩쿠르, 레오폴드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누군가에게는 벚꽃으로 기억될 진해 군항제도 그에게는 콩쿠르로 기억된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매년 진해 군항제 콩쿠르에 참여하러 갔었어요. 그 자체(진해 군항제)가 제게는 콩쿠르였죠. 입상하고 학교에 가면 다들 기뻐해 주던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그때도 입상을 하셨군요." "당연하죠."

이경선 음악감독은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서울대 음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콩쿠르가 든든한 후원자나 재력 없는 자신을 대중에게 빨리 각인시키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로 가서 음악을 배울 기회도 당시엔 1년에 한두 번. 그러나 이경선은 '지방 출신'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이경선은 미국 유학 시절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정경화 이후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연주가"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마침 정경화는 CHAMF 개막 공연 하루 전날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무대에 오른다.

"가끔 얼굴이 정경화 선생님 닮았다는 말을 들어요. 제가 얼마나 그분을 좋아하는데, 극찬이죠. 세계적인 연주자 반열에 우뚝 선 선생님이 계셨기에 저를 비롯한 세대가 존재하고, 또 저희가 있기에 다음 세대가 있는 것이죠. 아직도 선생님이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그 나이가 되어도 계속 연주를 해야겠다, 쉬지 않고 가야겠다는 각오가 생겨요."

이경선은 서울대 음대 교수로서 후배 양성에 힘을 기울이면서도, 여전히 음악가로서의 진취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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