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희 회장 "연결고리 구실…사회 현안 등 제 목소리 낼 것"
기념사업회 연극 〈너의 역사〉 전국 무대로 확대 검토 나서

3·15의거기념사업회는 1960년 의거 당시 주력 세대가 아닌 계승세대를 회장으로 처음 선출했다. 김장희 신임 회장은 올해 만 64세로, 3·15의거보다는 부마민주항쟁 세대와 더 가까운 인물이다. 그는 3·15의거와 미래세대 연결고리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3·15 역사는 우리의 역사 = 기념사업회는 3·15를 되새길 콘텐츠로 기념 연극에 집중한다. 연극 <너의 역사>는 구두닦이 오성원과 은행원이 되고자 했던 청년 김주열의 이야기다. 3·15의거 열사를 내세워 보고 듣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오성원은 시민에게, 특히 미래세대인 청소년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3·15의거 '12열사' 중 한 명인 오성원은 1941년 태어나 조실부모하고 숙부에게 의지하며 구두닦이로 힘겹게 살았다. 그는 3월 15일 오후 8시 30분께 마산 시민극장 인근에서 우측 흉부 관통 총상을 입고 숨졌다.

연극 <너의 역사>는 오성원과 김주열이 써내려간 일기 형태로, 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 과정을 풀어낸다. 1960년 마산에서 부정선거에 저항하던 모습을 객관적 사실을 이야기, 노래, 춤으로 재현한다. 지난해 관람했던 김모(38·창원시) 씨는 "김주열은 알았지만 오성원은 몰랐는데 연극을 보면서 알게 됐고, 3·15의거 과정을 이야기로 잘 풀어 꽤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장희 3·15의거기념사업회장.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김장희 회장은 "지난해 12월 공연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며 "많은 시민과 청소년이 참석해 3·15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호응이 좋으면 연극을 전국 무대로 넓힐 계획이다.

3·15아트센터에서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모두 7차례 공연한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연극을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린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예매를 해야 한다. 문의는 055-222-0207로 하면 된다.

◇"사회 현안 목소리 내겠다" = 김장희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기념사업회 '체질 개선'이다.

앞서 전임 회장까지는 3·15의거 참여 세대였다. 이들은 국립3·15민주묘지 조성, 국가기념일 제정 등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1993년 출범한 기념사업회가 25년간 '역사적 재정립'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시민과 청소년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 3·15정신을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와 협의해나갈 뜻을 밝혔다.

"3·15의거와 4·19혁명, 부마항쟁, 6월 항쟁은 모두 하나로 이어졌다. 촛불혁명도 마찬가지로 본다. 뿌리가 3·15의거다. 앞으로 계승세대가 3·15의거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며, 국가기념일에 걸맞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민주화운동을 하나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기념사업회는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사회적 현안에 대해 시민과 함께할 것이다."

부정선거에 맞서 비판·저항한 3·15의거 정신을 근본으로 내세우는 기념사업회로서 회장 선거제도 개혁도 과제로 떠오른다.

14대 회장 이전에는 유족회장, 학생회, 공로자회, 상의장, 직전 회장 4명 등 8명 전형위원(간선제)이 회장을 선출했었고, 14대 회장 선거는 기념사업회 최초로 직접투표(직선제)로 치러졌으나 이번 15대 선거에서 다시 간선제로 선출했다.

기념사업회는 선거가 '편 가르기'로 얼룩지는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 선거에서 3·15정신 계승·발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당선만을 위해서 회원 가입하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불가피하게 이사회, 고문, 자문위원, 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 추천 대의원 100여 명으로 구성된 총회에서 단독 출마로 선출됐으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끝>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