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지역 바꿀 이슈는] (8) 사천시장
정당별 후보 선정에 영향 전망

이번 사천시장 선거는 사천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다뤄졌던 항공국가산업단지 지정과 함께 항공MRO(정비) 사업이 결정 나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두면서 특별한 이슈가 없는 듯 보였다. 특히 수년간 끌어왔던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업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장 선거 판도에 큰 변수가 생겼다. 그 단초는 송도근 현 시장이 제공했다. 이 변수는 이번 사천시장 선거 내내 주요 이슈가 될 조짐이다.

◇송도근 시장 압수수색 여파 = 지난 1월 초 송도근 시장이 뇌물수수 혐의에 휩싸이는 사건이 터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이 사천시가 삼천포하수종말처리장 개선사업과 하수도사업소 관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송 시장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시장 집무실과 관련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더욱이 경남경찰청이 송 시장의 또 다른 건으로 사천예총 사무실과 송 시장 지인의 자택과 가게를 또다시 압수수색하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는 것처럼 보였다.

송 시장은 "결코 그런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며 경찰의 압수수색을 정치 탄압으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송 시장의 결백 주장에도 본격적인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불쑥 튀어나온 경찰의 압수수색은 당연히 최대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송 시장이 구속 직전이라거나 다른 뇌물 수수 건에 휘말렸다는 등 현직 단체장을 둘러싼 온갖 추측성 괴소문도 나돌았다. 이 때문에 송 시장이 지난해 12월 말 신청한 자유한국당 입당이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그는 한국당에 입성했다.

문제는 앞으로 있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번 시장 선거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한국당 후보로는 송 시장을 비롯해 박동식 도의회 의장, 이종범 시의원, 송영곤 전 창녕군수, 황인경 전 한국여성유권자서울연맹 회장 등 5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송 시장의 혐의가 일부라도 인정된다면 당장 한국당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송 시장이 경선조차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당으로서는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송 시장을 안고 가는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내 후보 확정 전 송 시장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현직 시장으로서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출마 = 또 하나 주요 변수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경쟁을 들 수 있다. 역대 사천시장 선거는 대부분 보수 후보 간 양자대결로 치러졌다. 보수당 공천 후보와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 간 2파전이었던 것.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당적으로 차상돈 전 사천경찰서장과 최용석 시의원 등 2명의 후보가 나서 당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 항공산업 성장 등으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한 데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성향의 지지세력이 늘어나는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대로라면 역대 선거 구도에 없었던 민주당과 한국당의 여야 간 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이번 선거가 여야 대결로 치러지고, 송 시장이 선거 전 비리 혐의를 벗지 못한다면 여론의 도마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민주당 후보로서는 한국당의 도덕성을 부각하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송 시장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는 사천지역 선거판을 뒤흔드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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