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을 떠난 마음만큼 떨리는 것이 있을까. 지난 14일 첫 EP를 공개한 밴드 Here O(히어 오)의 마음이 꼭 그렇겠다.

밴드 이름과 동명인 앨범에는 4곡을 담았다. 리더인 김현우(기타·보컬)는 'What if', '너의 네게 나의'를 썼다. 김태환(기타·보컬)은 나머지 두 곡, '난 어쩌면 모진 사람일지도 몰라'와 대표곡 'Kiss-Koss'를 썼다.

두 대의 기타에 차상용의 드럼이 더해진 네 곡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사랑이란 감정의 형태다.

상대를 처음 본 순간 별이 쏟아졌다가도('Kiss-Koss'), 헌신적인 사랑을 바라는 당신에게 마음을 줄 수 없다며 모질게 대한다('난 어쩌면 모진 사람일지도 몰라'). 떨리던 감정은 어느덧 사라져 버린 밤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너의 네게 나의'). 만약 나 또는 당신 때문에 서로를 잃어버린다면, 언제일지 모를 그 순간의 감정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물음까지 모두 사랑의 한 형태로 읽힌다('What if').

가사의 결뿐만 아니라, 네 곡 모두 모습을 달리한다. 앨범은 신시사이저 음을 가미한 모던팝과 경쾌한 록 넘버를 오간다.

밴드 히어 오. 왼쪽부터 차상용(드럼), 김현우(기타), 김태환(기타). /히어 오

김현우, 김태환, 차상용은 2006년께 대학 밴드 동아리에서 만났다. 셋 모두 창원이 고향이다. 그동안 따로 활동하다 지난해 '히어 오'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 히어 오에서 'O'는 빈 공간을 의미한다. 무엇이 되었든 여기(here)에 있다는 뜻이다. 히어 오라는 이름을 입으로 말할 때의 느낌이 나쁘지 않다.

<Here O>는 곡을 쓰기 시작해 반년 걸려 완성한 음반이다. 믹싱과 레코딩 모두 밴드 스스로 해냈다. 그래서 더욱 값진 결과물. 대중의 반응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들뜨는 까닭이다.

히어 오의 모든 곡은 여러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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