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대회, 군민 참여 축제로 전환 필요
도로·숙박시설 등 인프라도 개선해야

합천군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전국 규모의 축구대회를 수년 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제54회 춘계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전이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합천군민체육공원 인조구장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55개 고교 2000여 명 선수가 출전했다. 합천군은 이 대회를 지난 2014년부터 5년 연속 개최했으며 내년까지 개최협약이 체결된 상태다. 추계고교축구연맹전은 오는 8월 7일부터 15일간 열리며 86개 팀 35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 대회도 2015년부터 4년 연속 유치했다. 춘계고교축구연맹전은 비인기 종목은 아닌데도 연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렸고 설을 전후해 경기를 치러서인지 이목을 끌지 못했다. 결승경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장은 텅 비었고 선수 가족이나 관계자들만 경기를 지켜봐 지역의 한계를 드러낸 것 같아 안타까웠다.

여름에는 여자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를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유치해왔으며 오는 2020년까지 합천지역 개최협약이 체결된 상태다.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68개 팀 2000여 명(초등 16, 중등 17, 고등 16, 대학 10, 일반 9)의 선수가 참가하게 된다. 합천지역은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대회기간에도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려 대회를 치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체육 관계자와 여성단체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선수와 가족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하고 군 공무원들은 교대로 근무하며 경기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또 군과 축구 관계자는 불볕더위를 피해 진행할 수 있도록 공설운동장은 물론이고 군민체육공원에도 조명탑을 설치했다.

합천은 황강변을 따라 천혜의 조건을 갖춘 사계절구장, 천연잔디구장 등 16면을 갖추고 있어 이들 축구대회 유치에 손색이 없다. 선수들 대부분이 학생들이라 수업이 없는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기간에 대회가 열리지만 한파경보와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열악한 환경에도 지금까지 아무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군은 이들 대회를 통해 식당, 상가, 숙박업소 등에 약 51억 원(춘계고교 16억 원, 추계고교 19억 원, 여자선수권 16억 원)의 지역경제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합천의 우수한 관광자원을 홍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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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합천군이 전국축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했지만 환경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아직 많다. 열악한 도로여건으로 선수와 가족이 합천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또 숙박시설 부족으로 원거리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어 대회 참가 선수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각종 축구대회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려면 군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로 의식전환이 필요해 보이며, 축구 인프라 구축 등으로 선수들이 다시 찾고 싶은 합천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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