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신청계획 철회…노동계 즉각 환영
수주 가이드라인 요건 충족 선박은 RG 발급

STX조선해양이 최악의 상황인 법정관리는 피했다. 노사가 한 달간 진통 끝에 제출한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정부가 받아들였다.

산업은행은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STX조선해양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결과 (2차) 컨설팅에서 요구한 수준 이상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노사의 경영정상화 의지를 존중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추진은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산은은 "내부 절차를 통해 세울 수주 가이드라인 요건을 충족하는 선박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을 할 계획이다. 또한, 경영 상황과 자구계획 이행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이 원활하게 이행되지 않거나 자금 부족이 발생하면 원칙대로 처리(법정관리 신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산은은 "이번 STX조선의 자구계획안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인력 감축 중심의 일방적인 노조 압박이 아닌 노조 선택과 노사간 합의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를 곁들였다.

산은과 정부의 수용 결정은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간 성동조선에 이어 STX조선까지 함께 법정관리로 가면 중견 조선사 생태계 파괴와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지역여론이 급속히 악화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사회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노조가 많은 희생을 감내했고, 노사가 산고 끝에 합의한 자구계획안인 만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정부가 이를 수용해 기쁘다. 지난번 법정관리를 겪으면서 사외 협력사 등 지역민도 많은 아픔을 겪었다"며 "조선산업과 STX조선은 창원지역 기둥 산업이자 기업인 만큼 산은 등 채권단이 RG 발급 요건 완화 등 경영 지원 방안도 함께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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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 입구./연합뉴스


STX조선해양 3월 8일 이후 사태 일지

3월 8일 정부, 중견조선사 구조조정 방안 발표(성동조선 법정관리·STX조선 고강도 인원 감축 요구)

3월 12일 금속노조 STX조선·성동조선지회, 산업부 관계자 면담

3월 14일 금속노조 STX조선(이하 노조)·성동조선지회, 서울 정부종합청사·청와대 집회

3월 19일 STX조선 사측, 노조에 자구계획안 전달/장윤근 대표이사 1차 담화문 발표(고정비 40% 절감과 매년 150억 원 추가 원가절감 밝혀)

3월 22·23일 노조, 사측 '자구안 반대' 부분파업

3월 26일 노조, 사측 '자구안 반대' 전면파업

3월 27일 노조, 민주당 경남도당 점거·노숙 농성

3월 28일 장윤근 대표이사 2차 담화문 발표

3월 31일 STX조선 생산직, 희망퇴직 83명·아웃소싱 32명 등 115명 신청

4월 2일 노조 파업 이후 노정 교섭 시작

4월 4일 노조, 민주당 경남도당 점거 농성 해제

4월 4일 산업은행 부행장·부산고용노동지청장, STX조선 노사 의견 청취

4월 6일 STX조선 사측, 희망퇴직·아웃소싱 신청자 추가 모집(장윤근 대표 3차 담화문 발표)

4월 7일 노조, 노숙 농성 해제

4월 8일 생산직, 희망퇴직 20명·아웃소싱 8명 등 28명 추가 신청

4월 9일 산은, STX조선 노사 확약서 제출 마감시한 오후 5시에서 자정으로 변경

4월 10일 오후 5시 55분 STX조선 노사확약서·자구계획안 제출

4월 11일 노조 파업 해제. 오후 5시 산은, STX조선 자구계획안·노사확약서 수용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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