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해제·사측 수주확대 의지…도·시민단체 응원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지난달 26일부터 이어온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했다.

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는 11일 오전 8시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파업을 해제했다. 이날 오전 10시 휴직자를 제외한 전 조합원(약 300명)은 업무를 시작했다. 노사가 생산직 인원감축을 하지 않기로 합의를 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그동안 고용을 담보할 수 있는 자구계획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파업에 들어갔었다.

STX조선 노사는 노사 확약서에 동의하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STX조선지회 관계자는 "11일 오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최종 노사확약서 내용에 대해 알렸다. 일부는 미흡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조의 최종 결정이 고통 분담을 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근 STX조선 대표이사도 사내 담화문을 통해 "지회와 회사는 4월 9일 마감시한을 넘겼지만,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다해 최종합의 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STX조선 노사는 지난 10일 오후 5시 55분께 인원 감축 없이 상여금·통상임금 삭감, 무급휴직 등에 동의하고 노사확약서에 서명을 했다. STX조선은 노조의 동의를 얻은 노사확약서를 곧바로 산업은행 측에 제출했다. 산업은행은 마감 기한을 넘겼지만 회계법인 검증 결과, 컨설팅 제시 수준 이상을 충족해 애초 인건비 등 원가절감 금액을 정한 원칙에 부합한다며 11일 노사확약서를 수용하기로 했다.

STX조선 노사는 산업은행이 자구계획을 수용한 만큼, 앞으로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종우 STX조선지회 조사·통계부장은 "노사가 힘들게 만든 자구안이 받아들여졌으니, 노조도 고통분담을 하면서 회사를 정상화시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회사가 이제 수주 활동 등을 본격적으로 해나가면, 2년 안에 정상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이사는 "산업은행의 결정을 환영한다. 영업을 더 열심히 해서 수주를 확대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자구계획안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와 노동계는 산업은행이 자구계획안을 수용한 것에 대해 반기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조선소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산업은행 결정으로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피하고, 정상화의 길로 가게 됐다"며 "350만 도민과 함께 산업은행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STX조선의 자구계획이 성실히 실행되고, STX조선해양이 다시 경남 경제의 기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도에서도 STX조선해양 정상화와 노동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했다.

김정광 노동자 생존권 보장 조선소 살리기 경남대책위 집행위원장도 "뼈를 깎는 고통 속에 확약서 수용은 당연한 일이다. 한편으로 환영하지만, 실제로 조선소 회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채권단이 조선소 수주 영업을 지원하는 노력을 해나가면 회생 시간이 단축될 것이다"라며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류조한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11일 오후 3시 30분까지 경남도청에서 STX조선 노사가 마련한 자구계획안을 수용하라는 경남도, 창원시, 지역 상공계와 노동계 공동 명의의 촉구문을 작성하고 왔다.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류 본부장은 "노사확약서를 보니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임금을 받아야 한다. STX조선 노동자들이 피눈물나는 고통을 겪어야 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생계 대책을 정부와 경남도, 창원시 등에서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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