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불법파견 판단 법리적용 검토 중"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등에 관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항의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6주간 한국지엠 창원공장에 근로감독관 8명을 투입해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수시 근로감독을 벌였다. 하지만, 고용부는 근로감독을 마친 지 석 달이 다 돼 가는데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는 지난 3월 초부터 창원지청을 찾아 근로감독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해왔다. 지난 4일부터는 창원지청 입구에 '지엠과 공조해 비정규직 죽이는 노동부가 적폐', '근로감독 결과를 즉시 발표하라'는 등의 손 글씨를 적어서 현관에 붙이며 항의하고 있다.

12일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한국지엠, 고용노동부, 산업은행, 산업통상자원부에 항의하며 이들 4곳을 적은 종이상자를 밧줄로 묶어서 불태웠다. /우귀화 기자

12일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는 창원지청 앞에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 다 죽이는 노동부도 공범이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최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한국지엠 전체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데는 한국지엠 사측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산업은행, 산업통상자원부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4곳을 적은 종이상자를 밧줄로 묶어서 불태우는 상징 의식도 했다.

김희근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장은 "작년 10월부터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총고용을 보장해달라고 했다. 불법 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고용노동부가 앞장서 달라고 했지만, 아직도 고용노동부는 정부와 한국지엠 눈치를 보면서 지난해 말 시행한 근로감독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 그 사이 65명이 해고됐고 여전히 길 위에서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는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한국지엠 창원공장 안에서 천막농성을 한 지 151일째를 맞았다. 지난달 26일부터는 공장 정문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컨테이너 농성도 벌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법리 검토 등에 시일이 걸려 근로감독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국지엠 불법파견과 관련한 법원 판례 등을 고려해 법리 적용을 검토 중이다. 아직 언제 발표할지는 알 수 없다. 일정을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파견과 관련한 판단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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