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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중앙당 두는 현행 정당법, 지역정당 가로막아

[이제는 분권이다] (14) 지역정당은 왜 안 되나?
중앙당·시도당 명시한 법, 지역정당 출현 막아버려…지방정치 중앙종속 심화
지역정책 두드러진 정치인, 일본·서구권은 이미 활발
최근 대구서 창당 움직임 '새대열'창립 뒤 본격 활동…위헌법률심판 청구 계획

2018년 04월 16일(월)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지방선거 때 단체장이든 의원이든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정당과 공천자를 무서워하는 현실, ○○당 간판만 달면 누구나 당선되는 지역주의 투표행태에 의해 맥을 못 추는 지방자치.

현재 속출하는 지방선거 후보 일방공천 등 지방정치의 중앙 종속 문제를 '지역정당 허용'이라는 대책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강재규 지방분권경남연대 공동대표(인제대 교수)는 "정당제도는 국가정당제도 중심으로 제도화됐다. 중앙정당의 지방조직은 중앙당의 지시와 통제로 자율성이 상실되고 이들을 통한 지방선거는 단순히 중앙당의 '대리전' 성격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어 "지역 시민사회단체나 정치세력들이 지역주민과 함께 지역정당을 설립해 교육·환경·복지 등 지역정책 결정에 참여하거나 자신들이 공천한 후보를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에 입후보시킬 수 있다면 전국정당의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제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음은 물론 지방자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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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정당 설립 규정

구체적 방법으로 강 대표는 "지역정당을 위해 현재 정당법 개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관심 있고 성실하게 참여하는 단체 및 집단이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정당 출현을 봉쇄하는 현 정당법 문제점을 제시했다.

-제3조(구성)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광역시·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도당으로 구성한다.'

-제6조(발기인) '창당준비위원회는 중앙당의 경우 200명 이상의, 시·도당의 경우 100명 이상의 발기인으로 구성한다.'

-제17조(법정 시·도당 수) '정당은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한다.'

-제18조(시·도당의 법정 당원 수) '시·도당은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인가?

수도에 중앙당이 있어야 한다? 중앙당에 200명 이상이 있어야 한다? 전국에 5개 이상 시·도당이 있어야 한다?

특정 지역에 국한해 활동하는 정당 설립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강재규 교수는 정당법이 만들어진 1962년부터 이 내용이 포함됐다고 했다. 그 후 25차례의 법개정 과정에서도 지역정당은 허용되지 않았다. 중앙집권, 거대정당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강재규 대표는 그래서 정당법 3조와 17조 규정을 삭제하고, 6조와 18조 규정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재규 지방분권경남연대 공동대표(인제대 교수).

◇지역정당 움직임

지역정당이 도입돼야 할 근거는 뭘까? 강 대표의 주장은 이렇다.

"우리는 헌법에 정당정치를 보장하고 있고, 지방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통해 책임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중앙당과 지역의 종속, 비민주적 현실을 고려하면 기초자치단체 선거에서는 정당공천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

"함께 도입돼야 하는 것이 지역정당 허용과 기초의원선거 전면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이런 방안이 병행돼야 현재 정당공천에 따른 지방자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

"일본의 지방선거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무소속 후보의 강세이다. 2011년 통일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단체장은 거의 100%가 무소속이고, 한국의 광역의회에 해당하는 도도부현 의회는 무소속 당선자 비율이 19%, 기초의회인 시구정촌 의회 무소속 당선자는 64.4%에 달한다."

"독일은 광역인 주정부 단위 이상은 70% 이상 전국정당 영향권이지만, 주정부와 기초정부 등 30% 가까이 지역정당 체제가 공존한다."

이처럼 독일과 일본, 영국,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등은 지역에 정당 본부를 두거나 지방정치에 주로 참여하는 지역정당이 자연스럽다.

최근 대구에서 지역정당 창당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창당에 나선 이들은 지방분권 개헌 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다. 단체 이름은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이하 새대열)로 정했다.

지역정당 창당을 목표로 지난달 29일 대구광역시에서 열린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새대열)' 창립대회. /새대열

이들은 지난달 29일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준비위원, 지지자 등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다. 창립대회를 시작으로 새대열은 본격적인 지역정당 창당 추진에 나선다. 지역정당 창당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는 새대열이 전국 최초다.

이들은 새대열 창립 취지에 맞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지역정당 창당을 막는 정당법의 개정을 추진한다. 하지만 새대열은 국회를 통한 정당법 개정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보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해 정당법 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중앙정당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가 쉽게 지역정당 창당을 가능하게 하는 정당법 개정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창용 새대열 준비위원은 "위헌 소송을 통해 현행 정당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결사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정당법이 개정되면 대구뿐만 아니라 각 주요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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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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