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처럼 노래하는 그는 고향이 그립다
진주서 열린 지구의 날 공연
3집 발매 앞두고 수록곡 선보여

지난 주말 포크가수 권나무(33)가 공지 하나 없이 불쑥 경남을 찾아 공연을 하고 갔다. 그는 21일 오후 6시 50분 진주시 칠암동 경남과기대 백년광장 야외무대에 올라 '어릴 적', '튀김우동', '사랑은 높은 곳에서 흐르지' 등 팬들에게 익숙한 곡과 하반기에 나올 3집 앨범 수록곡 2곡 등 7곡을 불렀다.

경남도가 지구의 날(22일)을 맞아 18일에서 24일까지 진행하는 여러 기후변화주간 행사 중 하나였다. 저녁이 되자 '지구를 위한 한 시간' 행사로 주변 건물이 모두 불을 껐다. 그리고 무대 앞으로 촛불이 켜졌다. 이 시간 권나무의 노래가 주변 하늘에 울려 퍼졌다.

경남에서 활동을 시작한 권나무는 2014년 EBS 스페이스 공감 5월의 헬로루키로 선정되며 전국적으로 알려지더니 2015년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상, 2016년 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잇따라 받으면서 당대 포크음악 대표가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1집 <그림>, 2집 <사랑은 높은 곳에서 흐르지> 앨범 두 장을 냈다.

처음 통기타 하나로 시작한 그의 음악은 기타·코러스(이성혁), 비올라(강희원) 세션과 함께하며 원숙하고 풍성해졌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키보드(김동수) 세션이 추가되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서도 권나무는 3집 수록 예정인 노래를 부르며 "지금까지 권나무 음악을 아는 분이 계시면 오늘 음악이 새롭게 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연 그의 새 노래들은 특유의 시적 가사를 토대로 이전보다 강해진 느낌이었다. 객석에는 어떻게 알고 왔는지 권나무의 열혈팬이 몇 있었다.

21일 경남과기대 백년광장에서 공연하는 포크가수 권나무(오른쪽 둘째). /이서후 기자

권나무는 매년 공연 일정이 많아 부산 정도만 가끔 다녀갈 뿐 경남에는 올 기회가 잘 없었다. 그런 그가 난데없이 이번 경남도 환경 행사 야외 공연에 참여한 것은 행사장이 진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진주교대에 다니며 음악을 하던 그에게 진주는 음악적 고향 같은 곳이다. 이런 식으로나마 찾아와야 오랫동안 못 본 이들을 잠시 만나고 갈 수 있다.

"내가 갑자기 진주에 와 있다니…." 공연이 끝나고 저녁 자리에서 오랜만에 진주를 찾은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마치 향수병에 걸려 충동처럼 진주를 찾은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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