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일꾼이 내 삶을 바꾼다] (2) 창원시의회 가 선거구 (동읍·대산면·북면·의창동)
4명 선출에 9명 출마 예정

선거에는 '구도'라는 게 있고 이를 기반으로 '판세'라는 걸 논하곤 한다. 어떤 선거구도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판세는 바뀌기 마련이고, 또 이를 예측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대통령이나 도지사를 뽑는 규모가 큰 선거는 오히려 구도가 간명한데, 기초의원 선거와 같이 선거구 규모가 줄어들고 한 선거구에서 다수를 뽑게 되면 판세를 읽는 데 사용되는 경우의 수는 손으로 꼽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연유로 선거판에서는 '동네 반장 선거가 제일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기초의원 선거구인 '창원 가'는 동읍·대산면·북면·의창동을 아우른다. 창원에서는 유일하게 4명의 시의원이 선출되는 지역구다. '창원 토박이' 거주 비율이 여타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고, 또 지역마다 색다른 특색을 지닌다. 주거형 베드타운이자 농산촌이면서 상업지이기도 한 곳이 중첩돼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유력 정당은 이미 공천자를 확정했지만, 이곳에서는 예비후보만 13명이 등록한 바 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무동지구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민주당은 3명의 예비 후보 중 2명의 후보를 확정했고, 한국당은 7명이 경쟁을 벌이다 3명의 최종 후보 라인업이 정해졌다. 여기에 더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에서도 각 1명의 후보가 출마할 예정이고, 무소속 후보 2명이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총 9명이 출마하는 셈이다.

4년 전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김우돌(1위)·김동수(3위) 의원과 민주당 김장하(2위) 의원이 당선됐는데, 이후 김동수 의원은 탈당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현역의원으로는 김장하 의원만 출마한다.

민주당은 현역인 김장하(62) 의원에 더해 최은하(40) 의창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을 공천했다. 김 의원이 동읍·대산·북면 중심으로 중장노년층을, 최 후보가 북면 신도시와 의창동에서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당은 공우식(58) 전 동읍주민자치위원장·권성현(58) 북면 명호마을 이장, 백태현(62) 전 창원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 등 총 3명을 공천했다. 각각 동읍(대산)·북면·의창동에 지지기반을 둔 인물을 내세움으로써 3명 동반 당선을 노린다는 각오다.

민주당이 일정 정도 세대별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한국당은 소위 '동네 형님·동생들'을 끌어안으려는 좀 더 고전적인 전략에 무게 중심을 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바른미래당 강익근(55) 경상고 총동문회장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정의당에서는 강동현(27) 창원지역 청년학생위원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김부관(60) 전 북동공설시장 상인회장과 윤달수(59) 전 창원시립복지원 운영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선거 결과를 보면 여타 옛 창원지역에 비해 보수 표심이 강한 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점점 변하고 있다. 북면 인구가 급증하는 영향이 커 보인다.

4년 전 북면 인구는 1만 5000여 명이었다. 의창동(3만 8400명)·동읍(2만 3700명)보다 적었고, 대산면(7600)보다는 많았다. 그런데 이후 신도시 조성 영향으로 2018년 3월 현재 북면 인구는 3만 7400여 명에 이른다. 대산면(6800명)은 말할 것도 없고 4년 전보다 인구가 줄어든 의창동(3만 6000명)이나 동읍(2만 2200명)보다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이 때문이었을까? 1년 전 대선 때 북면 표심은 한국당 홍준표(5887표) 후보가 아닌 민주당 문재인(6002표) 후보에게로 기운 바 있다.

그 어느 지역보다 어려운 곳이다. 북면에서는 도로 등 도시 기반시설 부족으로 신도시 입주민들의 원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의창동의 노후 주거환경과 고질적인 교통(주차)난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산면은 전반적인 농촌 경제 어려움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동읍은 주남저수지라는 천혜의 환경 자산을 품고 있으면서도 '환경보전·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 등의 대립과 논란만 어지러울 뿐 어느 것 하나 이루어진 게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 잘하는 '동네 일꾼'이 절실한 곳이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동네'에만 매몰돼 있다면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 산적한 곳이다.

좀 복잡하긴 하지만, 북면·대산면·동읍·의창동 선거구도와 판세, 그리고 인물 면면을 자세하게 들여다본다면 바로 그 순간 우리 동네의 변화가 시작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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