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일찍부터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었지만 최근 우리나라 교육계에도 활발하게 확산하고 있다. 네모진 콘크리트 교실에서 활동보다 숲에서의 활동이 아이들에게 신체적인 발달은 물론 창의성과 인성발달에 지대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교육현장에 많이 도입하고 있다.

숲은 계절마다 교실환경을 바꿔주고, 새, 곤충, 식목 등 생명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한 날씨, 흙, 웅덩이, 돌도 아이들에게 흥미롭고 진귀한 교재로 이용된다. 그래서 오늘날 숲유치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조기교육 기관에서도 유아에게 자연의 교실에서 활동하는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 어릴 때 자연과 조우를 통해 식견을 넓히고 생명의 중요성을 일깨워 학교 폭력이라는 사회적인 문제까지 예방할 수 있는 교육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2005년 개원 때부터 숲 활동을 매일 일정한 시간 하고 있고, 한 달에 두 차례 종일 숲에서 놀이활동을 한다. 그런데 미세먼지라는 복병이 등장해 바깥 활동을 자제하도록 하는 요구가 있어 어려움이 적지 않다. 물론 미세먼지가 아주 나쁨이라는 예보가 있을 때는 자체적으로 바깥 활동을 금지하고 실내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정도 날씨가 아님에도 학부모들의 걱정이 아이들의 결석으로 이어지고 있고 실내활동을 요구하는 빈도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녀를 건강하게 기르고자 온실 속 교육이 아닌 야생교육을 추구하는 용감한 부모들임에도 미세먼지 유해성에 대해 걱정이 많다.

여러 명이 실내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 먼지가 많이 일어나고 그 먼지를 아이들이 마실 수밖에 없다. 먼지를 일으키지 않게 하려면 한자리에 앉아서 하는 활동에 머물러야 한다. 애들에게 이보다 심한 고역은 없다. 어른들에게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이 고역인 것처럼 유아들은 가만히 앉아서 하는 활동이 큰 고역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그것은 형벌에 가깝다. 그래서 공기청정기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가습기 사건처럼 공기 청정기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건강에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기 사용량도 환경적인 측면에서 재고해야 할 사안이다.

그리고 일부 환경론자들은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식물을 실내에서 기르는 방법을 권장하고 있지만 식물이 많을수록 관리가 만만하지 않고 화분배치로 활동공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활동에 많은 제약을 주게 된다.

넓은 장소에서 신체활동을 마음껏 하면서도 과도한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러 방법 증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에 나무를 많이 심는 방법이다. 숲 1㏊는 연간 168㎏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여름 한낮 평균기온을 3~7도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무는 미세먼지 흡수는 물론 절전 효과도 크다. 경남도는 미세먼지를 흡수해 대기오염도를 낮추고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도시숲' 조성을 위해 올해 176억 원을 들여 나무 40만여 그루를 심어 도시숲 105곳과 가로수길 10곳 58㎞를 조성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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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진해구에 유아숲체험원을 조성해 올해부터 숲에서 활동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유아를 대상으로 숲이 주는 교육적 이점을 누려주기 위함이다. 가까운 자치단체도 이런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음에 일찍부터 숲유치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반가움이 크다.

숲이라는 생명의 보고는 비단 미세먼지로부터의 보호뿐만 아니라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적인 공간이 되면서 삶에 지친 도시민들에게도 분명히 편안한 쉼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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