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분단 된 이후로 오토바이를 타고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혹은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여행한 사람이 있을까?

있다. 그런데 그 여행자는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라 뉴질랜드 사람 5명이다. 내가 알기로는 그들이 유일하다. 과거 금강산 여행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시절, 강원도에서 육로로 왕래할 수 있던 때에도 교통수단은 버스 등으로 제한되어 있었고 지정된 지역 외에는 다닐 수 없었다. 그러니 엄밀히 따지면 자동차로도 남과 북, 끝에서 끝까지 여행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13년 8월29일 오후 4시20분께 뉴질랜드인 개러스 모건(당시 60) 박사 등 5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북에서 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 그들은 사전에 남과 북 정부의 승인을 받아 DMZ를 관통하는 경의선 육로를 타고 왔다. 그들 일행은 러시아 마가단에서 출발해 8월16일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입국했고 백두산을 비롯해 북한 여러 곳을 여행했다. 그들은 국내에서도 속초, 대전, 완도를 거쳐 제주도로 건너가서 한라산에도 오르는 등 곳곳을 오토바이를 타고 누볐다.

우리는 과거 일본이나 대만을 '섬나라'로 낮춰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도 현실은 '섬나라'다.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타지 않고서는 외국으로 갈 수 없다. 대륙에 속해 있지만 육로를 통해서는 어느 나라로도 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내 취미는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 여행을 하겠다는 작은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그 꿈속에는 '꼭 백두산 넘어 만주를 거쳐 세계로 나아가보고 싶다'라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통일의 물꼬가 되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 국민 누구라도 자동차 타고, 오토바이 타고 백두산까지 마음대로 달릴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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