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차러 마트 다녀올게요"
홈플러스 창원점 옥상
국제 규격 풋살장 오픈
접근성·편의성 뛰어나
다소 비싼 요금 아쉬워

"어디가?"

"잠시 마트 좀 다녀오려고."

"뭐 살 거 있어? 아니면 음식 만들어 먹으려고?"

"아니 풋살하러 가."

어색할 수도 있는 이 대화가 '현실'이 됐다.

시민체육공간으로 주목받아 온 홈플러스 '풋살장'이 창원에도 생겼다. 대형마트 옥상에 풋살 경기장을 조성하며 화제를 끈 풋살장은 홈플러스 창원점에 터를 잡고 지난달 말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 11호.

스포츠마케팅 전문기업 HM스포츠와 홈플러스가 손잡고 하는 이 사업은 'HM풋살파크'라는 이름을 달고 시민을 맞고 있다.

HM풋살파크는 인조잔디가 깔린 길이 42m, 너비 22m의 국제규격 구장을 2개 갖췄다. 마트가 쉬는 둘째·넷째 일요일을 제외하곤 오전 10시~밤 12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어린이 부상을 방지하고자 구장 전면에 1.5m 높이의 세이프 쿠션을 설치했고 야간에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스포츠 LED 조명시설도 갖췄다. 풋살장 사방을 그물로 막아 경기장 밖으로 공이 나가는, 그 공을 주으러 가는 수고도 덜었다.

HM풋살파크에서는 경남 FC와 연계한 어린이 축구교실도 연다. 경남 FC 관계자가 내달부터 평일·주말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기본기부터 실전 경기까지 수업에 모두 담았다는 게 HM풋살파크 설명이다.

홈플러스와 HM스포츠는 옥상 풋살장과 어린이 축구 교실을 바탕으로 유소년 스포츠 활성화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한 예로 올 상반기 전국 규모 유소년 토너먼트 개최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이들은 풋살장을 사회공헌활동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25~26일 찾은 마트 옥상 풋살장의 최대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접근성과 편리함이었다. 우선 주차 걱정이 없다. 풋살장을 낀 옥상에만 50면이 넘는 주차면이 있고 마트 전체로 넓히면 '여유'가 넘친다.

물이나 음료, 에너지바 등 경기에 필요한 갖가지 음식물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마트에서 만난 한 시민은 "특히 팀 운동을 할 때, 필요한 음식물을 챙기고 이를 운반하는 것도 일"이라며 "이런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게 마트 옥상 풋살장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간의 탈의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췄다. 여기에 도시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색다른 장소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점도 남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옥상 풋살장은 부족한 인프라 해소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 1만 3000여 개 풋살클럽, 2만여 개 유소년 축구클럽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관련 시설은 턱없이 모자라다는 게 업계 아쉬움이었다. 접근성이 높은 마트를 활용해 도심 체육시설을 보완하는 '옥상 풋살장'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달 26일 홈플러스 창원점 옥상에 들어선 풋살장. 뛰어난 접근성으로 도심 체육시설을 보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창언 기자

HM풋살파크 창원점 관계자는 "구장·인원 섭외가 걸림돌이다 보니 11대 11 큰 경기보다는 5대 5나, 6대 6 등 풋살 문화가 점차 활성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창원 풋살 저변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평일·주말 저녁이면 예약이 빼곡히 차는 추세"라며 "2개 구장 중 한 개 구장은 정기 팀을 받아 운영 중이고 다른 구장은 누구에게나 개방하고 있다. 앞으로 이용객 추이를 살피며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주말 낮이면 마트 이용객과 엉켜 7층 풋살장까지 다다르기가 쉽지 않다는 불편함에 다른 풋살장에 비해 1만 원가량 비싼 요금이 더해진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한 마트 옥상 풋살장 이용 요금은 △평일 주간(오전 10시~오후 6시) 1시간 5만 원·2시간 7만 2000원~9만 원 △평일 야간(오후 6시~밤 12시) 1시간 6만 원·2시간 11만 원 △주말 주·야간 1시간 6만 원·2시간 11만 원이다.

이에 대해 창원점 관계자는 "마트 옥상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보니 임대료가 다른 풋살장보다 비싼 편"이라며 "풋살장 개설 전 주차장을 용도 변경하고,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등 초기 투자 비용도 만만찮다. 이런 부분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시민 처지에서는 비교적 비싼(?) 요금은 차치하더라도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늘었다는 점은 반갑다. HM풋살파크가 애초 목표대로 지역과 상생하며 '운동 성지'로 거듭날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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