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정치권 반응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두 남북 정상의 회담 결과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여타 정당이 크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권과 정의당뿐 아니라 '보수야당'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까지 '판문점 선언'을 높이 평가했지만 한국당만 유독 '위장평화쇼'라고 혹평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7·28일 연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남북 공동선언은 이전 남북 선언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며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었다. 미국은 이런 유의 위장평화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출신의 도내 김성찬(한국당·창원 진해)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이전 두 차례 정상회담과 다를 바 없는 대북 퍼주기·달래기 발표문을 미리 작성해놓고 판문점에서 온갖 쇼만 해대며 보여주기식 회담을 마쳤다"며 "앞에서는 웃으며 평화를 내세우고 또다시 뒤에서 칼을 갈고 있을 김정은이 불장난을 하지 않도록 군 지휘부를 비롯한 모든 국군 장병이 철저한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세 가지 의제와 13개 항목으로 남북 긴장완화와 통일의 여정을 밝혔으며 구체적인 실천 과제를 집대성한 역사적인 선언이자 쾌거"라며 "특히 남과 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확인한 것은 세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향후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기반을 다진 것이다. 한반도에 기적이 오고 있다"고 극찬했다.

노회찬(창원 성산) 정의당 원내대표도 "남북 정상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합의"라며 "특히 말로만 끝난 이제까지 남북합의의 한계를 인정하고 합의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겠다는 약속을 환영한다. 판문점 정신이 북미 간 정상회담까지 이어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선언, 그리고 평화협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합의된 내용 상당 부분이 과거에도 합의됐던 사항임을 고려하면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실질적 이행"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인 비핵화와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각 정당은 판문점 선언을 평가절하한 홍준표 대표를 향해서도 일제히 쓴소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내 "홍 대표의 '위장평화쇼' 운운은 진정 안타깝기 그지없는 모습"이라며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역사적 전환기에 지방선거 득실을 따져 주판알만 굴리는 것 아닌가. 남북정상회담이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로 귀결되기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수조건인바, 제1 야당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언제까지 '배배 꼬인 생각'으로 '배배 꼬인 정치'를 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홍 대표는 정말로 평화가 이루어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 아닌가?"(바른미래) "한국당은 냉전과 반북대결주의라는 동굴에 갇혀 세상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 홍 대표식 인식과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한반도 대전환 시기에 역사의 훼방꾼으로 기록될 것"(평화)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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