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증시는 다양하고 유의미한 기준선들을 통과할 예정이다. 먼저 지난 27일에 성공리에 마무리한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주요국 정상회담이 연속된다. 이 중 백미는 북미정상회담으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던 두 주체가 어떠한 합의점을 찾는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이다. 남북회담에서 확인된 전향적인 북한의 태도를 고려한다면, 북미회담에서도 기념비적인 성과를 기대해 봄 직하다.

금융시장 역시 주요국 간 회담성과가 무르익을수록 적극적으로 가치를 부여할 확률이 높다. 더불어 미국 국채 수익률 3.0% 안착 시도와 유가의 70달러선 돌파 여부는 현 경기국면의 확장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기능을 할 전망이다. 과거 비용상승으로 인식되며 증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던 두 지표는, 이제 진정한 레이트 사이클(late cycle) 진입의 신호로 인식되며 증시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경기 확장국면의 진성 주인공은 대외 민감도가 높은 신흥시장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7일 발표된 판문점 선언은 1953년 정전 이후 한반도 정세에 가장 의미 있는 외교 이벤트로 역사에 기록될 확률이 높다. 북측 최고 대표인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것만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음과 동시에, 폐쇄와 고립의 상징이던 단체가 글로벌 정상국가로서 발돋움을 시도했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한반도에 내재했던 위험이 빠르게 경감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증시의 재평가 역시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고양된 한국 내부의 자신감이다.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석은 철저히 외부의 시각으로만 진행됐다. 전쟁가능 국가에 대한 우려는 분명히 외국인의 투자를 제한하는 요소로 기능을 했을 확률이 높지만, 실제 국제 신용등급을 비롯한 외부평가 지표는 오랜 기간에 걸쳐 개선됐다.

이번 판문점 선언 이후의 한반도 정세변화를 가장 실감하는 주체는 바로 한국 국민일 확률이 높으며, 이에 대한 이해도와 재평가 의지 역시 외부 주체보다 더 클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그간 빈약했던 국내 투자자의 위험 선호가 점진적으로 부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며, 내부 수급의 적극적 유입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상 초유의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과 경기 회복 신호의 결합은 다양한 영역에서 주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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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 기대감은 국내 증시의 멀티플을 상승시키는 촉매로 기능을 할 것이며 대형 IT와 미래 성장 기대주에 대한 적극적인 가치 부여를 가능케 할 전망이다. 더불어 경제협력에 대한 꿈과 희망은 우호적인 대내외 여건을 갖춘 산업재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리스크로 부침이 심했던 차이나 플레이 종목의 센티멘트 개선에도 일조할 것으로 본다.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는 구간인 만큼 딥 밸류(deep value) 주식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그리고 전반적인 위험 선호가 확대되는 만큼 긍정적 이벤트 보유와 견조한 실적이 확인된 종목에 대해 우선적인 유동성 유입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송종화 삼성증권 창원WM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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