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마산병원이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화제다. 공공부문도 제대로 안 하고 있는데, 민간병원이 나서서 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노동계는 정부 기준에 따라 추진하는 공공병원의 정규직화도 지지부진한 현실에서 민간병원이 앞장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데 대해 전국에서 드문 사례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오래전부터 지방 병원의 환자 감소는 새삼스럽지 않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병원은 경영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병원 경영진은 병원에 오랜 기간 일한 분이 많고 현실이 어렵지만 정부 정책에도 일조하고 근무자의 사기를 높일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마산역 앞에 있는 동마산병원은 최근 이사회에서 무기계약직, 기간제 노동자 등 비정규직 26명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다. 이들이 정규직 전환으로 사기가 높아지면 환자 서비스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지역사회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민간 중소병원에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것은 선도적이고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전국적으로 그런 사례는 처음 들어본다고 한다. 공공병원은 현재 정부 기준에 따라 추진 중이지만 민간병원은 아예 손 놓은 상태. 규모가 작은 병원은 경영이 어렵기에 더 어려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동조합도 없는 곳에서 민간병원 사용자가 자체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경우는 처음이며 병원의 결정을 높이 살 수밖에 없다.

동마산병원 측은 이번 결정이 갑자기 내려진 것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노동자 개개인 의견을 들었다. 노무사 등 전문가 조언을 받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급여체계, 업무 범위, 인사규정, 업무규정 등을 변경하기 시작하여 마침내 결실을 이루었다. 이렇게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로 평소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의 골이 깊지 않아서라는 설명이 주목된다. 평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복지혜택은 거의 같았고, 임금 체계만 달랐다는 것이다. 일부 국립대학병원조차 여러 가지 이유로 파견·용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협의가 지체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지역의 한 병원에서 노사의 아름다운 동행은 참 좋은 본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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