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조진래에 "홍준표 측근" 강공
조진래, 안상수 탈당 '명분없다' 비판
안상수, 조진래에 날선 비판

창원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 자유한국당 조진래 후보,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펼치는 공방전이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허 후보가 지방권력 교체 기치를 내걸고 자신감을 과시하는 가운데, 조 후보는 '한국당 전열 정비'와 '민주당 공략'을 동시에 수행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안 후보 역시 '합리적 중도보수 협치'론을 바탕으로 범보수세력 집결을 노리는 동시에 민주당 상승세를 막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최종 목표는 1위 당선이겠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제각각이고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 역시 다른 형국이다.

조 후보가 허 후보는 물론이고 한국당을 탈당한 안 후보에게도 강공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 허 후보와 안 후보는 조 후보를 향한 강공 드라이브에 나서면서도, 각각 상호 간에는 견제구 스타일의 '약공' 태세를 취하는 점이 흥미롭다.

이 같은 경향은 최근 두 차례 치러진 TV 토론회에서 여실하게 드러났고, 각 후보 측이 내놓는 논평이나 입장 자료에서도 포착 가능하다.

지난 14일 KNN 토론회에서 허 후보는 조 후보가 '홍준표 최측근'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무상급식 중단·진주의료원 폐쇄'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안 후보를 향해서는 중도사퇴 여부를 물으며 공세 수위를 약간 누그러뜨리는 모습이었다.

01.jpg
▲ 허성무, 조진래, 안상수 창원시장 후보./경남도민일보DB

조 후보는 허 후보가 내건 '체인지 창원'이라는 슬로건을 문제삼으며 "호남은 바뀌지 않는데 왜 경남과 창원만 바꿔야 하느냐"며 민주당 지지율 상승 저지를 꾀했다. 또한 안 후보를 향해서는 한국당 탈당이 명분 없음을 공박했다.

안 후보는 조 후보가 의령·함안·합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그곳에서 재선에 도전하다 실패해놓고 왜 창원시장 선거에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허 후보를 향해서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제시하며 몰아붙였으나, 조 후보를 향한 공세 강도보다는 덜한 느낌이었다.

안 후보가 빠진 가운데 지난 17일 열린 MBC 토론회에서는 허 후보와 조 후보 간 날 선 공방이 펼쳐졌다.

허 후보는 조 후보가 자신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 공약을 그대로 베껴서 보도자료화했다며 '시장 후보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시인하고 책임지는 게 중요한데, 오히려 흑색선전이라고 비난하고 으름장을 놓는 건 적절한 처신이 아니다"라고 몰아붙였다.

반면 조 후보는 허 후보가 자신의 해양신도시 항노화 기업특구 유치 공약을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조 후보는 "거창·함양·산청지역 항노화 산업 활성화 정책은 한방 항노화 산업이고, 해양신도시 기업 특구는 해양 항노화 산업이다. 경남도 정책은 초기 거함산을 한방으로 하고 창원, 거제, 고성 연안에서는 해양 항노화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이고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는 허 후보를 향해 "(한방 항노화와 해양 항노화를 구분하지 못하고) 무지한 질문을 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허 후보와 조 후보 간 경쟁이 점점 네거티브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허 후보와 조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한 공세를 펼치면서도 서로 약점을 건드리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4일 KNN 토론회에서 조 후보가 허 후보를 향해 "창원시청에 최순실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허 후보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조 후보가 재차 "방송에서 말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허 후보는 "조 후보 단점이 상대의 정확한 워딩을 인지하지 못하는 거 같다. 저는 구순실이 있다고 했지 최순실이 있다고는 안 했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창원시청 적폐론'을 퍼트리면서도 조 후보는 허 후보를 이용하려 했고, 허 후보는 그 와중에서도 조 후보의 단점을 지적하는 모양새였다. 이번 창원시장 선거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거니와 향후 더욱 복잡한 삼각 경쟁 양상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 정규헌 후보는 "부패한 보수와 운동권 진보에 창원시를 맡길 수 없다"며 세 후보 모두를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중당 석영철 후보는 "유력 후보 3명 모두 검경 수사 대상이다. 미래가 어둡다. 민주당을 견제하고 적폐세력을 몰아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며, 무소속 이기우 후보는 "당이 아닌 인물로 선택해 달라"며 그동안 꾸준하게 제시해온 공약 알리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