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드루킹 사건 전면에 매일 김경수 때리기
김경수 후보 측 "사실관계 확인 없이 황당한 소설 근거"

6·13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와 한국당 도당이 '드루킹 사건' 관련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한 대대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시작했다.

김태호 후보는 도지사 선거 출마와 동시에 '호재'를 만났다. 상대방의 '드루킹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그는 그러나 '드루킹'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김경수 후보를 향한 직접적 공세를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 차례 출마 선언을 미룬 김경수 후보를 향해 "경남의 훌륭한 자원이 댓글 조작 사건 소용돌이에 거론되는 게 놀랍고 안타깝다"며 연민(?)을 드러내거나, 자신과 김경수 후보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멋진 원 팀(One-Team)'으로 칭하는 등 '드루킹 사건'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해왔다.

이는 상대방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자신을 향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려는 '포지티브 전략'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 같은 기조는 선거 한 달을 앞둔 지난 13일부터 바뀌었다. '드루킹 특검'을 두고 김경수 후보를 겨냥한 한국당 도당 논평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15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여성경제인과 대화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한국당 도당은 13~20일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김경수 후보를 겨냥해 드루킹 사건 관련 책임과 사과, 후보 사퇴 용단 등 내용이 담긴 논평을 내놓았다.

김태호 후보도 그동안 드루킹 사건 관련 정중동 태도를 달리해 직접 공세에 나섰다. 그는 지난 15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남지회 정기월례회에서 "현장에 나가보면 '드루킹' 걱정을 많이 하더라. 이번 조작 사건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드루킹과 김경수 후보 간 관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김 후보는 아니라는데 그러길 바라지만 심려 끼쳐 죄송하다는 말부터 해야 하지 않나. 한데 말 바꾸기만 계속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수 후보도 있었다. 한국당 도당발(發) '네거티브' 선전 포고에 이어 상대가 보는 앞에서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19일 KNN 인터뷰에서는 드루킹의 일방적 주장이 담긴 <조선일보> '옥중 서신' 보도를 근거로 "김경수 후보가 바로 주범"이라며 "김 후보는 거짓말로 시작해 거짓말로 끝났다는 게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20일에는 캠프 윤한홍 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경수 후보는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적 요구에 (드루킹 옥중서신이) '소설'이라고 우롱하고 있다"며 "경남도민은 두 차례나 절대 권력 부정과 독재를 뒤엎었다. 김경수 후보가 선거 때까지 버티고 이기면 그만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20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경남 신경제 지도-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경수 캠프

같은 날 한국당 도당 역시 "드루킹 이야기가 다 소설이라면 출마선언 날 뭐가 두려워 출마를 보류하려 했는가"라면서 "댓글조작을 지시한 것보다 그 이후 거짓말을 하고, 당당하다 못해 오만한 것이 더 도민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경수 예비후보가 모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이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하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인가. 그가 그렇게 원하던 위선과 오만이 없는 정치인가"라면서 "앞으로 다시는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김태호 후보 측이 선거 한 달을 앞두고 전면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두고, 정가에서는 그동안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포지티브 캠페인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경수 후보에게 큰 격차로 뒤지는 등 반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략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경수 후보도 반격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인사말에서 "김태호 후보가 얼마 전부터 네거티브로 이번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이 네거티브라는 무기가 얼마나 낡고 무딘 것인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캠프 제윤경 대변인도 19일 김태호 예비후보 KNN 인터뷰 관련 논평을 내고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네거티브를 시작한 건 매우 유감"이라면서 "네거티브 근거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황당한 소설을 보도한 <조선일보>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큰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네거티브를 중단하고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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