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치가 기성세대의 전유물이 되라는 법은 없다. 젊은 피의 수혈을 통해 낡은 가치관을 헐고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의회상을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진다. 그래서일까 이번 6·1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낸 20∼30대 청년 출마자가 예년보다 상당히 많다. 어떤 분야보다 기득권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정치권이고 보면 그 아성에 도전하는 예비 일꾼들의 용기가 남다르기는 하다. 우선 신인이라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다 얼굴마저 생소해 어쩐지 선뜻 표를 주는 것을 꺼리는 일반적 심리를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대표성을 제대로 행사하자면 경륜을 쌓은 어른세대가 제격이라는 고정관념도 장애물의 하나다. 그 벽을 넘으려고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청년 출마자가 경남에서만 30명을 웃돈다.

그들이 한결같이 외치는바 실력과 열정으로 현실정치를 바꾸어보겠다는 가당찮은 포부가 선거 지형을 어떻게 변모시켜놓을지 관심을 끈다. 끓어 넘치는 패기로 표심을 흔들 수 있을지, 아니면 차별화된 선명성으로 갈데 모르는 유동층 지지세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벌써 흥밋거리다. 하나만은 확실하다. 촛불 민심은 여전히 강력한 결집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심세력이 청년층임에는 변함이 없고 여세에 힘입어 다수가 의회 진출에 성공할지 알 수 없다. 관건은 유권자들의 선택이다. 파당과 파벌에 의존하는 정치 담론을 중지하고 누가 더 주민이익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젊은 정치신인들이 때묻지 않은 양심으로 요구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할 수 있을지 잘 판단해야 한다. 결심이 서면 한 표 행사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청년 출마자들은 그냥 외치기만 해서는 안 된다. 혈기를 앞세워 좌충우돌해서도 안 된다. 청년의 순수의지로 지방자율의 정치를 일구고 싶다면 가슴을 열어젖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한다.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단지 '젊다'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칙을 고수하고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 정의감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는 깨침으로 세상과 교감할 때 비로소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유권자의 의식도 달라져야 한다. 패거리 정치에 신물이 나지 않았는가. 당을 떠나 개인의 자질을 우선시하는 선택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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