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공격수 영입 예고…한정된 예산 '선택과 집중'
아시아권 클럽 경쟁 땐 역량 강화·지역 홍보 효과까지

경남FC가 취약한 수비라인에도 공격수 영입에 나서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대해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개최하는 ACL(AFC Champions League)은 아시아 상위 14개 리그의 우승 클럽과 컵 대회 우승 클럽이 참가하는 클럽 간 축구 대회이다. 한국에는 3+1장의 출전권이 주어진다. K1리그 1·2위 팀과 FA컵 우승팀 등 3팀은 곧바로 아챔 출전권을 획득한다. K1리그 3위 팀은 다른 나라 리그 후순위 클럽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리하면 출전할 수 있다.

경남이 아챔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는 따라서 K1리그 우승이나 준우승, 또는 FA컵 대회 우승을 노려야 한다. K1리그 3위도 가능성은 있지만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다보면 32개 클럽이 경쟁하는 조별리그를 헤쳐나가기가 만만치 않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현재 경남은 K1리그 4위에 머물러 있지만 월드컵 브레이크가 끝나고 7월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되면 리그 순위를 끌어올리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7월 이적시장이 열리면 전반기 성적이 부진한 기업팀들이 대거 선수 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여 예산이 빠듯한 시·도민구단은 순위에서 밀리기에 십상이다.

그런데도 경남이 취약한 수비수 보강이 아니라 공격수 영입에 나선 배경에는 FA컵 대회 우승을 통한 ACL 진출이라는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공격수 영입설에 대해 김 감독은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후반기에는 공격수를 강화할 계획을 부인하지 않았다.

일단 공격수를 보강해 K1리그에 잔류할 수 있을 정도의 승점을 확보해나가면서 단기전인 FA컵 우승에 집중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 감독이 리그 개막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K1리그 잔류가 목표"라고 한 배경도 ACL을 염두에 두고 보면 이해가 된다.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거나 더 높은 리그 목표를 말할 수 있었음에도 '잔류'를 얘기한 것은 후반기에는 FA컵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것.

경남이 '더블 스커드'를 갖췄다고 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더블은커녕 마땅한 백업 선수마저도 부족했다. 그런 상황서 리그와 컵대회를 동시에 잡기는 역부족이다.

리그 초반 경남이 돌풍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말컹의 파워가 다른 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있지만, 제주유나이티드와 울산현대 등이 ACL 조별예선을 치르면서 전력이 분산된 효과도 거뒀다는 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

기업구단으로 스커드가 두터운 팀도 리그와 ACL 동시 진행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만 봐도 경남이 후반기 K1리그와 FA컵 대회를 동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ACL 진출에 대해 "시·도민 구단이 ACL에 나가고 싶다고 해서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잖느냐"라면서도 "예산 사정을 봐야겠다"고 말을 아꼈다.

ACL에 진출하는 팀에는 막대한 보상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4강에 진입해야 비로소 손익 분기점이 된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만 보면 프로 클럽이 굳이 진출하려고 할 메리트가 없다. 하지만 ACL 진출은 아시아권 축구에서 최상위 클럽임을 인정받는 동시에 홈과 원정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동안 지역 홍보 효과도 크다.

출전 선수들도 활약상에 따라서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몸값을 올리는 계기가 돼 출전에 욕심을 내고 있다.

역대 ACL에서 한국은 모두 6개 구단이 11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며 4개 구단이 6번 준우승을 해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6년 전북현대모터스가 우승한 바 있다.

특히 ACL 우승팀에는 FIFA 클럽 월드컵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2016년 전북이 거둔 상금은 FIFA 클럽 월드컵 상금까지 포함해 모두 52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FA컵 집중을 통한 ACL 진출이라는 그림이 후반기에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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