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TV토론회서 밝혀 10억 규모 창업펀드 조성도
도내 기업들 "일단 환영" 자금 적어 효용성엔 의문

경남 도내에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이하 VC)이 없어 창업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지역 벤처캐피털 운용사 설립·유치 공약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7일 열린 KBS TV토론회에서 벤처캐피털 운용사 설립을 공약했다.

이에 도내 창업기업(스타트 업)은 이를 환영하면서도 기왕 설립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경수 도지사 후보는 "전국에 140개 벤처캐피털(운용사)이 있는데 경남에는 하나도 없다. 경남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도내 청년창업가들 사이에서는 지역 벤처캐피털 필요성이 절실한 것으로 자주 언급되어 왔지만 그동안 도지사 후보 공약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처음 공약화한 셈이었다.

김 후보 캠프에 확인 결과 경남에 본사를 둔 중소벤처기업 투자 전담 기관이 전혀 없어 지역산업 고도화와 혁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경남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VC가 필요하며 경제혁신특별회계를 활용해 최소 20억 원 이상의 초기 자금으로 기존 VC 유치나 새로운 VC 설립을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혁신성장산업·청년벤처기업의 창업공간문제 해결과 협업 분위기 조성을 위한 '스타트업 캠퍼스'를 만들고 내년부터 초기 자금 10억 원 규모의 경남스타트업펀드를 출범하겠다고도 했다. 이 펀드가 실제 조성되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용하는 경남창조경제혁신펀드를 제외한 도내 1호 창업펀드가 된다.

벤처캐피털 설립과 소규모 펀드 조성을 두고 도내 창업기업은 반겼다.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 중인 한 창업기업 대표 이모(여·38) 씨는 "벤처캐피털은 경남에 꼭 필요하다. 이런 공약이 나온 것은 정말 반길 일이다. 창업펀드 조성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하지만, 20억 원 규모 VC 설립이라면 솔직히 얼마나 효용이 있을지 의문이다. 초기 설립 자금이 어느 정도 규모는 돼야 하는데 너무 작다. 창업펀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제조와 ICT를 결합해 창업한 지 만 5년이 된 전모(39) 씨는 "소규모 벤처캐피털로 생색내려면 오히려 기술 자문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기술전문기업이나 기술전문조합 설립이 우선돼야 한다. 스타트 업에 꼭 필요한데 경남에는 없다. 벤처캐피털도 필요하지만 소액 규모로 생색 내는 설립이라면 안 하는 게 낫다. 또한, 수도권 VC의 경남지사 형태는 안 된다. 경남지역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그런 의지가 있는 VC 설립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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