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있은 12일 경남지역 대부분의 남북경협(경제협력)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결과가 장 마감 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데다가 회담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내 남북 경협주의 대장주 격인 전철·철도·고속철 사업을 하는 현대로템, 철도·건설기계 등 운송장비와 전기기기 등에 많이 쓰는 냉연강판을 제조하는 현대비앤지스틸, 남북 공동 러시아 천연가스관 설치 사업을 기대하며 떠오른 밸브·배관 제조사인 디케이락(김해)과 삼현철강(창원)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두산중공업도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사업 부문, 전력인프라와 관련된 발전플랜트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전이던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도내 남북 경협주 주가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북미 정상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이 있던 오전 11시부터 거래량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현대로템은 이날 3만 8650원에서 시작해 3만 975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30분 양국 정상이 공동합의문 서명을 할 때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장중 한때 3만 4800원까지 내렸다가 조정을 받아 전날 종가(3만 8400원)보다 4.69% 내린 3만 6600원으로 마무리했다.

현대비앤지스틸도 이날 시가 1만 4200원으로 시작해 1만 3300원까지 내렸다가 1만 3650원(전날 종가 대비 -2.5%)으로 마감했다. 삼현철강도 전날 종가보다 4.41% 하락한 6070원으로 장 마감을 했다.

두산중공업은 전날 종가보다 200원 오른 1만 9200원으로 시작했다가 전날보다 소폭 하락(-1.58%)한 1만 87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도내 남북 경협주로는 유일하게 디케이락 주가만이 전날보다 소폭(3.11%) 상승했다. 디케이락은 이날 시가 1만 1150원·종가 1만 1600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경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에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눈에 띄는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경협주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일 기업리포트에서 현대로템이 남북 철도 경협 현실화 시 모두 32조 원의 철도 신호·통신시스템, 차량 수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실적 개선만을 반영한 주가는 2만 1045원, 32조 원에 이르는 남북 철도 경협 사업을 모두 반영한 최고 주가는 4만 3917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는 4만 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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