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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맛] (8) 가지

알고보면 반전매력 가지가지
물컹물컹한 식감 때문에 호불호 나뉘는 식재료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체내 영양소 흡수율 증가
감자·피망 넣어 만드는 중국요리 지삼선 '별미'

2018년 06월 19일(화)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가지는 호불호가 꽤 갈리는 음식 재료다. 특유의 식감 때문인 듯하다. 싫어하는 사람은 질척거린다고 말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부드럽다고 말할 식감이다.

도시락을 싸서 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법한 장면 하나. 보온 도시락 내부 열기 때문에 반찬이 곧잘 시금하게 변할 때가 있는데, 가지가 그날 반찬이라면 골치가 꽤 아프다. 가뜩이나 식감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는데, 열기로 맛까지 변질하면 먹기가 곤란하다. 물기까지 생기면 그날 점심은 반찬 구걸을 해야 할 판이다.

개인적으로 가지는 일부러 찾는 음식 재료가 아니었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그만인 채소였다. 최근에야 그 맛을 이해하고 찾게 됐는데, 자주 찾는 중국 음식점에서 지삼선(地三鮮)을 알게 돼서다.

지삼선은 땅에서 나는 세 가지 신선한 재료를 쓴 요리라는 뜻이다. 가지, 감자, 피망을 볶거나 튀기고 양념을 하여 내는 음식이어서 먹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가지를 튀기면 호불호가 갈리는 식감은 억제되고 특유의 달큼한 맛이 배가한다. 신경 써서 먹지 않으면 감자나 고구마로 오해할 만큼 맛이 달라진다. 지삼선 요리에서 가지는 한 번 튀겨 센 불에 볶아낸다.

소고기 스테이크를 내면서 다양한 채소와 더불어 구운 가지를 곁들였다. 서로 다른 식감의 재료여서 조합이 나쁘지 않다. /최환석 기자

중국 요리 가운데 가지를 쓴 요리는 어향가지, 가지볶음 등이 있다. 요리를 함께 다루는 양꼬치 식당에 가면 대체로 지삼선이나 어향가지가 있으니 한 번 먹어보길 권한다. 집에서 마파두부를 해먹을 때 가지를 넣어보자. 나름 어울리는 조합이다.

사실 가지가 기름과 만나면 새로워진다. 기름과 함께 가지를 조리하면 불포화지방산인 리놀산과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E 흡수율이 증가한다. 저열량 식품인 데다 식이섬유가 많아서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다.

가지 색은 보라색인데, 안토시아닌계 색소인 히아신과 나스닌 덕분. 이 둘은 혈관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안토시아닌은 세포 산화를 늦춰 노화 방지 효과도 있다.

다만, 가지를 다룰 때 '솔라닌'을 주의해야 한다. 가지 학명에서 이름을 딴 솔라닌은 적을 땐 염증을 없애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솔라닌에 중독이 되면 식중독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호흡 곤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녹색을 띠거나 싹이 난 감자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와 같다. 가지를 날로 먹으면 아린 맛이 나는데 솔라닌 때문이다.

가지는 꼭지를 없애고 깨끗하게 씻어 쓰면 된다. 물에 담가 떫은맛을 없애고 쓰면 좋다. 두고 쓰려면 실온에 보관하면 된다. 냉장 보관을 하려면 비닐봉지에 싸서 보관하면 된다. 오래 두려면 굵게 자르고 나서 소금에 절이고 물기를 제거한 후 냉동 보관하면 된다.

원산지가 인도인 가지는 한국과 더불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애용한다. 중국과 일본은 다양한 방법으로 가지를 소비하는데, 한국에서는 대체로 나물이나 무침으로 해먹는다.

가지나물을 할 때는 물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익힌 가지를 힘껏 짜면 고유 형태나 식감이 변질하기 때문에 적당한 강도로 물기를 빼야 한다. 물기를 덜 빼도 문제다. 익힐 때도 충분히 익히지 않으면 풋내가 나기 쉽다.

간단하게 가지를 먹으려면 소고기 스테이크를 해먹을 때 구워서 같이 내는 방법이다. 아스파라거스, 마늘, 양파와 같이 서로 다른 식감과 맛을 지닌 재료를 구워 내면 먹는 즐거움이 있다.

가지를 간식으로 즐기려면 구운 다음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올려 녹이고 나서 취향에 맞는 소스를 곁들여 먹는 방법이나 튀겨 먹는 방법도 있다. 나물, 무침도 괜찮은 선택이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또 하나 주의할 점. 비닐에 포장된 가지를 대형 할인점에서 구입하고 나서 집에서 손질하려고 빼는 순간 손가락 끝이 따끔했다. 가지 꼭지에는 가시가 있는데, 혹여 몸에 깊게 박히면 불쾌감이 오래간다. 가지 꼭지에 가시가 많으면 씨가 많다고.

한편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가지 꼭지도 심심찮게 쓰인다. 가지 꼭지를 그늘에서 말린 다음 감초와 함께 달여서 차로 마시면 편도선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지 꼭지로 차를 내려 마시려면 우선 가지 꼭지를 불에 볶아 수분을 없애야 한다.

말린 가지 꼭지를 태운 다음 가루 내어 먹으면 치질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소금에 절인 가지 꼭지를 태워 가루로 만들어 치근막염 등 부위에 바르기도 한다. 태운 다음 가루를 낸 가지 껍질을 설탕에 개어 아픈 이 부위에 발라도 좋다고. 말린 가지 꼭지를 물에 끓인 다음 소금을 더해 양치하거나 가글하는 데 쓰기도 한다.

가지 꼭지를 달인 즙을 먹기도 하는데 맹장염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이 밖에 가지에 들어 있는 '루페올'이란 성분이 여드름 환자 피지 생성과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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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