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동의서 받기 절차에 돌입
시, 과반 찬성 땐 타당성 조사…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 '기대'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거제시 '둔덕면(Dundeok-myeon)' 명칭을 '고려면(Coera-myeon)'으로 바꾸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됐다.

둔덕면이장협의회와 둔덕면번영회는 명칭변경 주민건의서 제출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받는 절차에 들어갔다. 명칭변경을 위해서는 우선 가구주 과반이 찬성하는 주민건의서를 시에 제출해야한다. 이에 협의회 등은 1200명 가구주를 대상으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이후 시는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여기에서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행정명칭 변경을 위한 조례 제정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명칭변경은 최종적으로 시의회가 조례 제정을 통해 결정한다.

고려면 명칭변경은 지난 2월 거제고려사연구회가 창립하면서 시작됐다. 연구회는 두 차례 주민설명회와 영월군 벤치마킹 방문 등을 진행한 뒤 선거철에 접어들면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이장협의회와 번영회가 이를 넘겨 받아 추진하고 있다.

둔덕면은 고려 18대 의종이 1170년 무신의 난으로 폐위돼 3년간 피난을 온 곳이다. 그 흔적은 둔덕기성을 중심으로 고려 신하 추정 무덤과 공주 우물 등에 남아 있다. 둔덕면 유지리, 죽전리, 시목리, 농막리, 마장리 등의 명칭도 여기에서 유래한 지명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정구역 명칭 변경 사례는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옛 고령읍),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옛 서면), 울진군 매화면(옛 원남면),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옛 하동면) 등 전국적으로도 적지 않다. 고려면 변경 또한 타 지역의 사례처럼 인구유입과 관광산업 활성화, 지역 특산품 브랜드화에 따른 소득 증대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장협의회 등은 올해 안에 고려면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변광용 시장 당선인도 고려 역사를 재현·복원한 고려촌 조성, 문화·예술·역사콘텐츠를 결합한 관광자원화, 고려 수도였던 개성시와 자매결연 등을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둔덕면 명칭 또한 500년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점, 개명 이후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점 등으로 찬반이 팽팽하다.

옥광석 둔덕면이장협의회장은 "둔덕면은 그동안 소외되고 낙후했다. 그러나 희소가치가 큰 고려의 문화유적 보존 지역으로, 그 브랜드 가치는 둔덕면뿐만 아니라 거제의 관광자산이 될 것"이라면서도 "반대의견도 없지 않다. 그러나 둔덕면 개칭사업은 행정이 주도한 다른 곳과 달리 주민 주도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최초 사례다. 충분히 협의하고 소통하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시와 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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