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은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습니다.",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거제·통영에서 일어나고 있다.

선거기간 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 조성은 핵심 이슈였다. 변광용 거제시장 당선인은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한 공영개발 방식을 공약했다.

강석주 통영시장 당선인은 안정국가산단에 해양플랜트특화산단 전환·유치를 약속했다.

꼭 해야 할지, 승인이 날지도 미지수인 해양플랜트국가산단. 두 지자체가 바라고 있으니 정부와 경남도는 '짚신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마음일 테다.

더 큰 문제는 이웃끼리 감정싸움으로 격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눈 벌겋게 뜨고 통영에 빼앗길 수 없다." 거제 도·시의원 후보들이 한 말이다.

두 시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다를 기반으로 조선업과 관광산업, 수산업이 주축인 도시다. 그러나 묘한 경쟁관계가 형성돼 있다. 관광산업을 한 예로 두 시는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을 앞다퉈 설치하면서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사실 우리가 강원도에 2박 3일 여행을 간다면 케이블카를 두 번 타지는 않는다. 강릉, 양양, 속초 구분도 하지 않는다.

시·군 개념 없이 강원권에서 꼭 가보고, 즐기고 싶은 곳을 찾아 특화된 것을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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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통영과 거제는 경쟁자가 아니다. 소지역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각자 장점을 특화하면서 시너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옳다.

선거기간 거제·통영 시장 당선인은 같은 당 비슷한 연배에 잘 통하는 선후배라고 말해왔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적임자라고 본다.

고성군까지 포함해 머리를 맞대고 갈등을 차단하고 정책을 개발해 상생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너희라도 잘돼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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