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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재 그려보며 마음에 새겨요

[밀양청소년희망탐방대] (2) 표충사와 독립기념관, 영남루와 밀양향교
역사 현장 '구석구석' 찾아보고
그림·사진찍기·퀴즈풀기 등으로
옛이야기 헤아리면서 감성 깨워
오늘날 생각하는 삶 두고 토론도

2018년 06월 29일(금)
김훤주 기자 pole@idomin.com

5월과 6월에는 밀양중(5월 11일) 밀성고(5월 12일) 미리벌중(5월 16일) 삼랑진고(6월 9일) 학생들과 함께 밀양에 있는 역사·문화 현장을 둘러보았다. 네 학교 모두 공통으로 찾아간 곳은 표충사와 밀양독립기념관이었다. 표충사와 밀양독립기념관은 밀양의 역사적 특징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명소라 할 수 있다.

표충사는 먼저 임진왜란 당시 밀양 출신 승병장 사명대사와 관련이 깊다. 절간인데도 안에는 사명대사를 제사지내는 사당인 표충사(祠)라는 유교식 건물이 있는 까닭이다. 또 재약산을 이고 있는데 물이 좋아서 신라 왕자 한센병을 낫게 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다. 전설이야 꾸며낸 말일 수도 있지만 물이 좋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재약산이 700m 고지에 사자평이라는 보기 드문 산지습지를 품고 있는 것이다.

표충사는 절간 건물로서도 뚜렷한 특징을 몇몇 갖추고 있다. 먼저 들머리 사천왕이 발로 밟아 제압하고 있는 대상이 보통은 험상궂은 남성인데 여기는 야리야리한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여성은 아름다움을 상징할 것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움에 끌리어 죄악을 저지르는 경우가 세상에는 없지 않다. 물론 아름다움 자체는 죄가 없을 터이나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미혹에 마음을 내어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 스며 있지 않을까. 죄악이 언제나 더럽고 보기 싫은 모양을 하고 있다면 세상에 그에 빠질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삼랑진고 학생들이 표충사에서 자세히 찾아보고 그리기를 한 그림을 갖고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다음은 으뜸 전각 대광명전 앞 우화루(雨花樓)다. 부처님 말씀이 꽃비처럼 쏟아진다는 뜻이다. 대광명전에서 우렁우렁하는 스님 말씀이 잘 들리는 명당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누구나 아무 제약 없이 여기 올라 편안한 자세로 앞쪽 마당과 불탑·전각 등 절간 풍경은 물론 뒤쪽 재약산 쏟아지는 산세와 재잘재잘 흘러가는 동천 물줄기까지 제대로 누릴 수 있다. 대중없이 스치는 푸른 바람은 여름에도 소름이 돋게 할 정도고.

표충사에서는 학생들에게 이런 특징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한 미션지를 하나씩 안긴다. 어떤 것은 그림을 그리게 하고 어떤 것은 사진을 찍게 한다. 그렇게 하면 이런 여러 특징 가운데 하나 정도는 마음에 새겨지게 마련이다. 이렇게만 되면 성공이다. 나고 자란 고장의 역사와 문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멋스러운지에 대하여 우리는 지식이 아니라 감성을 깨우러 왔다.

아울러 표충사를 둘러보면서 이건 왜 이럴까? 궁금한 것을 하나 찾아 질문을 만드는 미션도 낸다. 나중에 한자리에 모여 그에 대해 묻고 답하면 표충사와 불교 문화에 대한 공부는 절로 이루어진다. 미션 풀이 장소는 당연히 우화루다. 표충사가 제공하는 멋진 우화루를 우리가 몸과 마음으로 한껏 누리는 것이다.

밀양독립기념관도 마찬가지다. 밀양보다 더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장은 여태 보지 못했다. 무려 정부 공인 인물만 일흔세 분이라니! 이리 많은 데는 반드시 까닭이 있다. 무엇일까?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선배들이 어떤 분이고 무슨 일을 했는지 찾아본다. 아울러 그렇게 왕성했던 독립운동이 밀양과 나라 안팎에서 어떤 양상으로 펼쳐졌는지 특징도 찾아볼 수 있게 한다. 이렇게 구성한 미션을 수행하게 한 다음에는 함께 문제를 풀어보면 핵심을 저절로 익힐 수 있게 된다.

학교에 따라 선택적으로 찾아간 데는 밀양향교와 영남루다. 다른 지역에 있는 향교를 보면 다들 고만고만하고 대동소이하다.

독립기념관에 있는 제단에 봉안되어 있는 독립운동지사의 위패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는 미리벌중학교 학생들.

밀양향교는 그렇지 않다. 규모도 크고 나무도 좋고 배치도 독특하다. 옛적에는 낙동강 동쪽에는 밀양이 있다면 서쪽에는 진주가 있다는 식으로 맞먹는 큰 고을이라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는 정문 풍화루 2층 누각에 올랐다. 향교는 요즘 공립 중등학교에 해당하는 옛날 교육기관이다. 어떤 방식으로 무슨 내용을 가르치고 배웠을까를 가늠해 본다. 그러면서 옛날 방식으로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충과 효에 대하여 토론도 해보았다.

영남루는 두말이 필요없는 밀양 으뜸 명소다. 달리 설명을 덧붙이면 오히려 귀찮기만 하다. "다른 데서는 볼 수 없고 영남루에만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일곱 살과 열한 살 어린 형제가 쓴 현판이다. 어디 있을까?" 아이들은 여태 보지 않았던 여러 편액들을 살펴보기 위하여 고개를 든다. 짧은 감탄사와 함께 커다란 현판을 향하여 손가락질을 하며 웃음을 머금는다. 이렇게 하여 훌륭한 기억이 하나 완성된다. 평생 잊히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다른 이들과 함께 다시 찾았을 때 소개해줄 색다른 구석을 하나 챙긴 셈이다.

영남루에 올라 현판을 살펴보고 그림을 그린 다음 돌아가며 소감 발표를 하고 있는 밀양중 학생들.

탐방을 다니며 만나 보면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다. 보고 만지기를 좋아하는가 하면 가만히 얘기 듣기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또 말하기를 즐기는 친구들이 많을 수도 있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를 좋아라하기도 한다.

어린 학생들과 하는 탐방이 조금이라도 더 효과를 내려면 이런 소소한 차이들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지 전체 방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그에 맞추어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밀양중학교 학생들은 얘기를 많이 하고 활달한 편이었다. 독립기념관과 영남루에서 느낀 바 소감을 전원 발표하게 하였다. 밀성고와 삼랑진고 학생들은 대체로 차분하고 얌전하여 받아들이는 정도가 높았다. 지루하지 않은 범위에서 설명을 최대한 자세하게 하려고 애썼다. 미리벌중학교는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나서는 편이었다. 많이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여 보고 듣고 느끼는 바도 많아지도록 했다.

△후원 : 밀양시청

△기획·주관 : 밀양교육지원청·경남도민일보

밀양청소년희망탐방대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린 영남루 현판 그림.
밀양청소년희망탐방대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린 표충사 사천왕 그림.
밀양청소년희망탐방대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린 표충사 사천왕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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