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무역 이슈와 관련해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배경에는 여론에 대한 자신감도 일부 기여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당인 공화당의 지지율은 무역분쟁이 고조됐던 기간 상승을 거듭했다. 11월 중간선거에 많은 것이 걸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러한 구도가 정치적으로 나쁠 것이 없다.

그러나 긴장의 연속은 분명히 어느 곳에서 균열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실제 기업 경영진은 의사결정을 유보하고 있으며, 할리 데이비슨의 사례에서처럼 미국 기업이 먼저 생산기지를 외부로 이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할리 데이비슨의 백기 투항을 힐난하는 트럼프지만, 위협이 실체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미국의 수입 제품 가격은 상승 중이고, 주요 수출품인 농산물 가격은 급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수일간 매크로 관련 뉴스의 주된 화두는 위안화 약세일 것이다. 가파른 위안화 환율 그 자체보다는 무역분쟁이 한창인 기간에 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중국의 의도가 더욱 관심사다.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경쟁력 상실을 통화 가치의 절하로 상쇄하려는 중국 측의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접근법은 중국 역시 공세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향후 무역갈등의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상정한다.

실제 위안화 환율이 6.6위안을 가볍게 돌파하면서 국내를 포함한 수출 중심 신흥국의 주가 변동성을 야기했다. 그러나 미 연준의 최초 금리인상 당시(2015년 12월) 경험한 극심한 자본 유출을 상기해본다면 중국 측의 '의도'는 분명히 제한될 수밖에 없고, 극단적인 결론 역시 피하고 싶을 것이다.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오는 6일로 예정돼 있다. 실제 관세 부과가 결정된다면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고, 지수의 추가 레벨 다운(Level-down)도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의 실익도 가시화하지 않은 가운데 기폭장치를 건드리는 처사는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일 것이다.

'중국 투자 제한 세부 계획 조치'에서 생각 이상의 화해 무드가 확인된다면 달러의 약세 전환 등 위험 선호의 회복 징후가 관찰될 확률이 높다. 특히 최근 유가가 다시 상승세에 있다는 점은 신흥시장 전반에 우호적인 요소가 된다. 제반 여건이 안정된다면 국내 증시 역시 2분기 실적 기대감 등을 매개로 빠른 재정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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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및 러시아의 적절한 공급조절능력과 글로벌 수요의 견조함이 확인되면서 유가 재반등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은 EM의 실물경제를 견인하고, 이는 글로벌 유동성 유입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익 모멘텀의 둔화 우려가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증시의 실적 모멘텀은 여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양상이고, 7월 진입 이후 시작되는 프리 어닝 시즌을 기점으로 실적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환기될 것으로 예상한다.

/송종화 삼성증권 창원WM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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