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6일 오후, 최순실 태블릿PC 특종(10월 24일 저녁 JTBC 보도) 이후 최순실과 박근혜에 대한 온갖 내용이 폭로되고 있을 때였다. 기자는 서울 분위기를 듣기 위해 평소 정보를 보내오던 3명에게 전화를 했다. 그들은 최순실에 대한 추가 의혹,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 등을 얘기하며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박근혜 정권에서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사람은 '2017년 3월에 북한군과 교전 상황을 만들고 위수령을 선포하려 했다. 이 때문에 미국 대사가 판문점에 가서 (북한에)남한의 도발에 넘어가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다른 이는 '현재 군은 인적 적체가 심하다. 액션을 하고 싶어하는 군인이 많고, 계엄령이 되고 비상조치가 발동되면 군부 상층부 200명 정도가 정관계로 진출한다. 그럼 인적 적체가 해소될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는 '2017년 3월에 북한과 교전하고 박근혜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배급제를 할 수도 있다. 대선은 1년을 미룬다. 이 내용은 박근혜 청와대 내 야권 친구들에게서 나온 정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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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이를 메모해 데스크에게 보고했다. 기사를 쓸 순 없었다. 정보의 신빙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 18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박근혜 정권에서 계엄령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 기무사에서 2017년 3월 박근혜 탄핵 심판이 기각될 경우 위수령과 계엄령을 선포하려 했었다는 문건이 공개됐다. 물론 기자가 앞서 들은 정보가 완전히 틀린 것이고, 기무사 기획안은 급조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군 장성이 있다는 자체가 아찔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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