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정진석과 경쟁…당권 도전 성적 저조해 당락 '쏠린 눈'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한창인 가운데, 국회부의장직에 도전하는 도내 이주영(자유한국당·창원 마산합포·사진) 의원의 당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내 2·3당이 각 1명씩 총 2명을 뽑는 국회부의장 한국당 후보 선출을 앞두고 이 의원은 밤낮없이 당 국회의원들과 접촉하며 지지자를 확보 중이다.

주요 경쟁자는 이 의원과 같은 5선의 원유철 의원과 4선 정진석 의원이다. 해양수산부 장관과 당 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지낸 이 의원은 연륜이나 경험 면에서 이들보다 앞선다는 평을 듣는다. 부산의 4선 김정훈 의원 출마 여부가 남아 있지만 유일한 영남권 후보인 것도 강점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초반 분위기가 좋다. 경남 초·재선을 비롯해 많은 의원이 순리와 상식대로면 '이주영'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반면 다른 주자는 선수가 낮고 무게감도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원유철·정진석 의원도 물론 약점만 있는 건 아니다. 두 의원 모두 5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리더십'을 내세울 수 있는 데다, 특히 원 의원은 수도권 출신에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와 가깝다는 프리미엄이 있다.

원 의원 측은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참패한 만큼 수도권 출신이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주영 의원의 아킬레스건으로는 역시 그간 너무 안 좋았던 '당권 도전 성적'이 꼽힌다. 2016년 당대표 선거에 나섰다가 패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잇따라 도전했으나 또 실패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4차례 원내대표 낙선 이력까지 합하면 회의감은 더욱 배가된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의 충격이 무엇보다 컸다. 이 의원은 이른바 '중립지대 원내대표 후보' 자체 경선에서 한선교 의원에게 진 데 이어, 한 의원과 짝을 이뤄 나선 정책위의장도 전체 투표자 108명 중 17표 획득에 그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2016년 총선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주영 의원이 추구한 '중립 노선'이 독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좋게 말하면 '포용적 리더십'일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쪽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왔다고 혹평한다.

당내 핵심 계파인 친박·비박진영을 한데 아우르려는 노력은 별 성과가 없는 가운데 외려 양쪽 모두로부터 견제받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주영 의원 측은 이와 관련해 "국회부의장 선거는 당권과 다르다. 계파색이 개입될 여지가 적다"며 "오히려 그간 정파 갈등의 희생양이 됐다며 동정하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이 의원 국회부의장 선출 여부는 여야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열릴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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