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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살 만하지 못한 대한민국

웰빙 만족도 조사 참여국 중 최하위
무한경쟁에 '국민 희생'현실 무서워

2018년 07월 11일(수)
이순수 작가·객원논설위원 webmaster@idomin.com

한국인의 웰빙에 대한 만족도가 조사에 참여한 23개국 가운데 꼴찌로 나타났다. 글로벌 헬스서비스 기업 시그나그룹이라는 기업체가 조사·발표한 시그나360웰빙지수 결과이니 크게 가치를 부여할 것은 아니라 해도 이쯤 되면 웰빙스럽지 못한 데 대해 관심을 가지고 현재를 심고할 정도는 된다고 본다. 특히 촛불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끌어가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다. 적폐 청산과 권위적 요소를 청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이 좀 더 살만하게 해 주어야 비로소 정권을 잡은 명분도 서기 때문에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시그나360웰빙지수는 신체건강과 사회관계, 가족, 재정상황, 직장 관련 건강·복지 등 5개 핵심항목을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사람들의 웰빙 인식을 종합지수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한국은 51.7점으로 한 해 전보다 2점 낮아졌고 참여한 23개국 중 최하위였다. 전체 평균은 61.2. 한국은 1000명이 응답 대상이었는데 한국인의 웰빙 지수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스트레스였다.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가 100명 중 97명꼴로, 23개국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일(40%)과 돈 문제(33%), 가족(13%) 등의 이유에서였다. 특히 30대 중반부터 50세의 만족도가 가장 낮았는데 그 이유로 시그나그룹 측은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를 봉양하는 이중 부담을 갖고 있는 '샌드위치 세대'가 심리적·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조사 항목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고 노동친화적인 정책을 실시하는 현 정부 정책이 직장에서 자리 잡아가는 결과이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인도가 70.4점으로 웰빙지수가 가장 높게 나왔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가 65.1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경제, 사회 발전의 정도가 아니라 웰빙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지만 우리 국민이 삶을 살아가는 형식과 욕구 실현 등에서 자기만족이 지극히 낮다는 것은 곱씹어 봐야 할 부분이다. 인도는 모두가 알다시피 과다한 인구와 전통적 인습이 강하여 서구적 시각으로 보면 아주 못사는 나라에 속한다. 나이지리아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살며 이슬람과 기독교의 갈등 탓인 사회불안도 상당한 나라이다. 사우디는 전제 군주국으로서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으며 특히 여성 억압은 심각한 정도를 넘어섰다. 이들 나라가 웰빙지수가 높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웰빙지수는 결코 돈을 많이 벌고 사회가 민주적이며 안정적인 것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적게 벌어도 자기만족이 있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으니 살 만하게 느끼는 것이다.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최빈국에 속하는 부탄이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돈이 넘치고 경제와 국가의 힘이 강력하지 않아도 국민이 행복할 수 있다는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노동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소득 기준으로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에 비해 엄청나게 부자나라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보릿고개 시절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자녀는 학교와 학원에서 오로지 좋은 성적을 위해 내몰리고 있다. 교육제도는 오로지 효율적인 줄세우기에만 맞추어져 왔다. 부모는 공부 못하면 쪽박이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으라고 벌어 자녀들 성적 올리기에 올인한다. 노인세대들은 허리가 굽도록 또 그렇게 해 왔기에 행복한 노후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현 정부는 조금 나아지고 있고 앞으로 희망을 갖게 하지만 이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끊임없이 국민을 희생시켰으며 그 위에 소수가 전부를 차지하고 군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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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지수나 행복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분명하다.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고 그 가치를 존중받는 풍토가 사회의 정의로 자리 잡았을 때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부담은 고스란히 자기희생으로 치러야 하는 현실이 지속하여 그것이 폭발하는 지경이 머지않은 것 같아 세상 엿보기가 무섭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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